'팬과 실랑이' 김태균, '다수의 성원'을 생각해라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07 09: 52

잔칫집에서 웬 곡소리냐고 나무랄 수도 있겠다. 그래도 김태균(23)이기에 말을 아껴서는 안될 것 같다. 지난 6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 한화가 4-3으로 앞선 5회 1사 후 타석에 등장한 김태균은 2루 땅볼로 아웃 된 다음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덕아웃 앞에서 관중과 입씨름을 벌였다. 헬멧을 벗어 던지고 그라운드로 내려오라는 손짓까지 보였다. 같은 팀의 김인철, 데이비스가 말려 덕아웃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지만 곧 다시 나와 그물망을 사이에 두고 그 관중과 시비를 벌였다. 당시 오간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1안타만을 기록한 채 침묵하고 있던 김태균에게 덕아웃 위에 있던 관중이 심한 야유 또는 욕설을 한 것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김태균이 참지 못하고 맞대거리를 하는 양상이었다. 김태균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가 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가뜩이나 타격이 부진한 판에 관중이 던진 자극적인 언사는 젊은 김태균으로서는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혹 그 관중이 5회뿐 아니라 여러 번 김태균을 자극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제 김태균이 닮고 싶어하고 아마 넘어서고도 싶을 이승엽(29, 롯데 마린스) 이야기를 해보자. 일본 진출 후 이승엽은 한국 시절을 회상하다 김태균이 겪었던 것과 똑 같은 상황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자신이 범타로 물러난 뒤 덕아웃 바로 위에서 욕설을 퍼붓는 관중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승엽은 “가뜩이나 게임이 안 돼 열이 나는데 욕까지 들으면 정말 참기 힘들다. 생각 같아서는 불러 내려서 덕아웃 뒤로 끌고 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내가 참아야지”. 그래서 이승엽이 사용한 방법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하기였다. 소리나는 쪽을 돌아보거나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야유나 욕설이 더 심해지니까 제 풀에 지치도록 하자는 생각에서였다. 김태균에게 6회 타석에 나왔을 때 홈 팬들이 보낸 응원을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슬럼프에 빠져 있는 팀의 중심타자를 향해 대전구장에 모인 관중들은 한 마음으로 ‘김태균’을 연호하며 힘을 북돋았다. 그 때까지 한화 팬들이 보낸 응원 중 가장 큰 목소리였다. 아직도 대다수가 자신을 열렬히 성원하고 있는데 극소수의 욕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공연히 그런 것에 신경 쓰다가 오히려 경기력 발휘에 방해만 받지 않겠는가. 8일부터 두산과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한화 팬들은 김태균이 내가 언제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냐는 듯 맹활약을 펼칠 것을 기대할 것이다. 김태균은 그 응원의 소리만 들으면 듣고 힘을 내면 된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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