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은 지난 8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후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전날 선발라인업을 구상하면서 좌익수로 누굴 기용할 것인지를 놓고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당초 1차전 선발 좌익수 겸 7번타자로 좌타자인 최경환을 기용하려고 작정했다고 말했다. 그 마음은 1차전이 열린 8일 아침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경기장 출발전 집에서 오더를 쓸 때도 최경환을 선발 7번에 배치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1차전 시작 전 팀 훈련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바꿨다. 이날 선발 투수로 에이스인 리오스가 등판하므로 수비에 좀 더 치중하자는 마음이 들었고 수비력에서 최경환보다 좀 더 나은 전상렬을 선발라인업 9번에 기용키로 최종 결정한 것이었다. 뜻밖의 출장기회를 잡은 전상렬은 기다렸다는 듯이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2회 적시타를 비롯해 2안타를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수비를 기대했는데 안타를 치는 등 결과가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1차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2차전도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김 감독은 2차전에도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심타자인 홍성흔과 톱타자 장원진이 부상후유증으로 1차전서 부진했지만 그대로 밀고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감독의 공언대로 두산은 9일 2차전 선발 라인업에 전혀 변화를 주지 않았다. 장원진 1번, 홍성흔 5번, 9번 전상렬 등 그대로였다. 감독의 믿음에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낸 것일까. 5번 홍성흔은 4회 1사 후 플레이오프 첫 안타를 터트리며 선취득점의 주인공이 됐고 9번 전상렬은 2타점 적시 2루타, 1번 장원진도 2타점 적시타로 4회 4점을 뽑는데 기여했다. 특히 이틀연속 선발 좌익수 겸 9번타자로 출장한 전상렬은 1회초 수비 2사 2루서 한화 김태균의 빗맞은 타구를 전력질주로 달려와 잡아내는 등 수비에서도 솜씨를 맘껏 뽐냈다.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 적중할 것인지 지켜볼 만하게 됐다. 잠실=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