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를 잘 한 이승엽은 '모범생'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09 19: 58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포크볼과 밀어치기라는 두 개의 과제를 해결했다. 역시 이승엽은 숙제를 잘 해 오는 '모범생'이었다.
페넌트레이스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이승엽이 해결해야 될 숙제는 밀어치기였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몸쪽 볼에 대해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는지 이승엽과 만나는 상대 배터리는 결정구를 바깥쪽으로 사용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승엽이 2루 땅볼로 아웃 되는 상황도 함께 증가했다. 바깥쪽 볼을 치는 데 왜 2루 땅볼이었을까.
“몸이 먼저 빠진다(오른쪽 어깨가 먼저 열린다는 뜻인 듯). 그대로 밀어쳐야 하는데 무리하게 잡아당기다 보니 결과는 늘 2루 땅볼이다”.
이승엽이 올 시즌 2할6푼에 머문 타율에 대한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던 나쁜 버릇이었다. 아울러 “밀어 쳐서 안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타율도 오르고 홈런도 따라서 많이 나올 텐데…”라고 아쉬워 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 마쓰자카와 맞대결 상황부터 살펴 볼 필요가 있다. 2회 3루수 파울 플라이, 4회 중견수 플라이 모두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쪽으로 들어오는 볼에 대한 대처였다. 적어도 무리하게 잡아당기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6회에는 병이 도지고 말았다. 바깥쪽 컷패스트볼을 잡아 당겼다가 2루수 병살타를 날렸다.
이번에는 2차전. 이승엽이나 세이부 배터리나 답을 내놓고 하는 경기일 수도 있었다. 의외로 2회 첫 타석에는 몸쪽으로 붙는 슬라이더에 배트가 나갔다. 결과는 포수 파울플라이.
5회 볼카운트 1-2에서 스트라이크가 필요했던 니시구치는 가운데 떨어지는 포크볼을 던졌다. 포크볼이야 말로 지난해 이승엽을 그렇게도 괴롭혔던 난제 중의 난제였다. 이승엽은 이를 잡아당기지 않고 밀어 쳤다. 제대로 날아간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였다.
6회 니시구치와 세 번째 맞대결. 볼카운트 2-3에서 ‘가장 어려운’ 볼이 들어왔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이었다. 이번에도 이승엽의 승리였다. 역시 밀어쳐서 좌전 안타를 만들어 냈다.
이승엽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만족할 만한 답을 얻었다는 것은 플레이오프 하루 전 통역 이동훈 씨가 전한 말에서 이미 예감할 수 있었다. “요즘은 김성근 감독님이 훈련을 지켜 보기는 하시는데 통 아무 말씀도 안 하시네요”. 과외 선생님인 김성근 감독도 만족할 만한 진도를 보였다는 의미였다.
머리도 좋고 예습도 열심히 한 이승엽은 자신의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데뷔 무대였던 플레이오프를 자신감 속에서 마칠 수 있었다. 다음 상대는 소프트뱅크. 경기 장소인 후우오카 야후돔에서 유난히 약했던 또 하나의 숙제를 챔피언결정전에서 잘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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