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화제만발이다. 프로야구가 플레이오프로 접어들면서 김경문(47) 두산 감독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가진 미디어데이 기자회견 때부터 '도전적'인 출사표로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스승인 김인식(58) 한화 감독과 나란히 앉아 인터뷰에 응하면서 "1차전부터 승리, 기선 제압에 성공한 뒤 빨리 끝내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화가 준플레이오프에서 SK와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펼친 탓에 선발 투수가 바닥나는 등 전력 열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이미 승부는 끝났다'는 식으로 한화 김인식 감독을 몰아붙였다. 김경문 감독은 '스승 김인식 감독님에게 많이 배웠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승부처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대개 감독들이 상대편 감독과 함께 한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수준의 덕담으로 지나가는 것과는 달리 김경문 감독은 도발적인 자세를 보여줘 눈길을 끈 것이다. 김경문 감독의 냉철한 야구는 다음 날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 경기장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1차전서 초반부터 번트공격으로 점수를 뽑아내기 시작하며 승부처에서 '짜내기 전법'을 과감하게 구사했다. 그 결과 4-0 완승을 거둔 후에는 "멋있는 야구보다는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며 앞으로도 더 독하게 경기를 펼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감독 첫 해였던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팬들에게 '보여주는 야구'를 하다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이기는 야구'로 정상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9일 2차전서도 김 감독은 '독한 야구'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 이미 6-1로 앞서 승부가 두산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었던 8회말 2사 1, 2루 공격에서 김 감독은 대타로 좌타자 최경환을 기용했다. 그러자 한화 김인식 감독은 좌투수인 윤근영을 마운드에 올렸고 김경문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최경환을 바로 빼고 우타자 이승준으로 바꿨다.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로 끝났지만 상대 벤치에서는 이미 승부가 거의 결정된 마당에 신경전까지 펼치는 것에 기분이 상할만한 상황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이 대목에 대해 '그럴 것으로 예상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속마음은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처럼 2경기에서 '냉엄한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주며 '독한 야구'를 펼치자 벌써부터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제2의 김재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재박 감독이 40대 감독의 선봉으로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업적을 남길 때 승부처에서는 지독한 정공법으로 상대를 괴롭히며 승리, 명감독의 반열에 올라 있다. 김경문 감독도 그런 김재박 감독 못지않게 집요한 공격을 펼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의 '독한 야구'가 과연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지켜볼 만하게 됐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