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사상 2번째 시즌 200안타 선수가 나왔다.
센트럴리그 야쿠르트 외야수 아오키(23)가 지난 11일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전 1회 자신의 시즌 200번째 안타를 만들어 냈다. 1994년 이치로(당시 오릭스)가 210안타를 날린 이후 처음 있는 시즌 200안타 기록이다. 아오키는 5회에도 안타를 추가, 이날까지 201안타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아오키는 지난 2일 한신과 홈경기(진구구장)에서 192번째 안타로 센트럴리그 시즌 최다안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후 2경기에서 침묵했으나 6일 주니치와 홈경기 1회 안타를 날려 1999년 요코하마에서 활약했던 용병 로즈가 세웠던 센트럴리그 최다 안타 기록을 깼다. 이후 3경기에서 2안타씩을 만들어 199안타가 됐고 마침내 11일 200안타 돌파에 성공했다.
아오키의 기록이 대단한 것은 이제 2년차인 데다 지난해 1군 경기에 겨우 10번 출장, 15타수 3안타(.200)를 기록한 중고신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군 리그인 이스턴리그에서 3할7푼2리로 수위타자에 올랐지만 어디까지나 2군 기록이었다.
아오키는 일본 프로야구 안타제조기였던 이치로와 닮은 점이 많다.
우선 둘 모두 무명의 설움을 겪을 만큼 겪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이치로는 나고야전기고교라는 고시엔 대회 1회전 통과가 어려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드래프트에서 오릭스가 4번째로 지명한 것도 파격이라고 일컬어졌을 정도. 프로에 들어와서도 2년간은 1군보다 2군에서 찬 밥을 먹을 때가 훨씬 많았다. 그러다 1994년 취임한 오기 감독의 발탁으로 210안타 기록을 세웠다.
아오키 역시 약체인 미야자키현의 히나타고를 졸업했다. 프로는 커녕 와세다대학에 진한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처지였다. 와세다에서도 치열한 주전 확보 경쟁을 펼쳐야 할 처지였다. 2003년 실시된 드래프트에서 야쿠르트에 4번째로 지명됐다.
우투좌타라는 점도 둘은 똑같다. 체격도 175cm, 몸무게 77kg으로 이치로(180cm 77kg)보다 키만 좀 작다. 이치로처럼 아오키도 발이 빨라 올 시즌 팀의 톱타자를 맡는 경우가 많았고 도루도 27개(리그 3위)를 기록했다.
좌타자이면서도 좌투수에 강한 면도 닮았다. 이치로는 210안타를 칠 때 우투수를 상대로 타율 3푼4푼7리를 기록하는 동안 좌투수에게는 3할7푼1리를 기록했다. 올 시즌 아오키 역시 우투수에게는 3할1푼7리의 타율을, 좌투수에게는 이보다 훨씬 높은 3할9푼1리의 타율을 올렸다.
이치로가 프로 입단 후 오기 감독이라는 절대적인 스승을 만났다면 아오키는 와카마쓰 감독이라는 스승을 만났다. 같은 우투좌타에 19년간의 선수시절 통산 3할1푼9리의 타율에 2173안타를 날린 타격왕 출신 와카마쓰 감독의 직접 지도와 격려가 200안타 고지에 오르는 데 큰 힘이 됐다. 여기에 5월 중순까지 2할5푼대의 타율에 머물고 있던 아오키에게 팀 선배인 후루타가 상황에 따라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노하우를 가르쳐 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둘 모두 외야수인 것은 공통점이지만 우익수로서 오릭스 시절 고베 홈구장 우측외야부터 관중이 입장하게 만들었던 이치로와 달리 아오키는 중견수로 나선다.
아오키가 가장 닮고 싶어했던 선수는 물론 이치로다. 아직은 122경기에서 210안타를 달성한 이치로의 기록이 143경기(아오키는 14일 요코하마와 시즌 최종전을 남겨 놓고 있고 두 경기에 결장했다)에서 201안타를 달성한 아오키보다는 훨씬 돋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23세인 아오키가 얼마나 더 발전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아오키는 12일 현재 타율 3할4푼4리로 타격 선두들 달리고 있어 신인왕 수상도 유력한 상황이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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