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42) 삼성 감독이나 김경문(47) 두산 감독이나 이번이 한국시리즈 첫 도전이다. 사령탑으로 한 번도 한국시리즈를 치러본 적이 없는 '초보' 감독끼리 정상에서 맞붙은 건 1999년 이후 6년만이다. 1999년 한국시리즈에선 이희수 한화 감독이 지금은 고인이 된 김명성 롯데 감독에게 4승 1패로 완승을 거두고 한화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그렇다고 이번 한국시리즈가 초보 사령탑들의 '좌충우돌 체험기'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선동렬 감독이야 지난해 수석코치로 김응룡 감독을 보좌해 현대와 사상 최초로 9차전까지 가는 한국시리즈를 제대로 경험해봤다. 김경문 감독도 지난해 삼성에 막혀 한국시리즈행이 좌절되긴 했지만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통해 단기전 공부를 톡톡히 했다. 감독 데뷔 첫 해인 선동렬 감독과 올해가 2년째인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팀을 각각 1,2위로 이끌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선 감독은 에이스 배영수의 부진과 권오준의 부상, 용병 교체 등 마운드의 잇달은 악재들을 과감한 임무 교대로 극복해내고 타선 운용에서도 이름값에 휘둘리지 않는 냉정함과 상황 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 역시 박명환 이혜천 김동주 등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에도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어 막판에 뒤집기 2위를 차지하는 위기 돌파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의 실패를 거울삼아 변화하려는 모습도 함께 눈에 띤다. 지난해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지독히도 번트 사인을 내지 않았던 김경문 감독은 올해 한화와 플레이오프에선 1차전 1회와 2회 연속 보내기 번트를 댔다. "멋진 야구보다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며 방향 선회를 선언했다. 선동렬 감독도 임창용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등 자신의 책임, 자신만의 컬러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보였다. 두 감독 모두 첫 정상 도전이지만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있다. 선동렬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 삼성의 사령탑이기에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올 시즌 성적이 심정수 박진만을 영입하는 등 엄청난 투자의 당연한 결과였다는 지루한 논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김경문 감독은 또다시 기회를 놓친다면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할지 기약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두산이 올해 같은 전력을 내년에도 후년에도 갖춘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끝낸 뒤 "감독으로서 두 번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잘 안다. 올해는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승 사령탑인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야구는 잔인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선동렬과 김경문 두 감독에게 지금까지 야구는 친절했지만 두 초보 감독 중 한 사람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난 뒤 야구의 잔인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