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 감독, 한국축구에 희망을 안겼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13 09: 40

'자신감을 얻은 한국축구'. 한국 축구대표팀의 딕 아드보카트(58) 감독이 취임 13일만에 사고(?)를 쳤다. 바로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는 이란(피파랭킹 18위)을 상대로 '백기'를 받아냈다는 사실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 12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조원희(수원) 김진규(이와타)가 터뜨린 연속골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2-0 승리를 일궜다. 전임 본프레레 감독 역시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내기는 했으나 그의 업보로 대표팀이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던 터. 이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이 닷새만에 판갈이에 성공해 이런 결과를 이룬 점은 높이 살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3-4로 역전패한 상대인 이란을 상대로 제대로 복수에 성공했다는 사실과 이란을 상대로 12년만에 2점차 승리까지 따낸 점은 결과적으로도 인정해야 할 일.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성적보다 더 큰 수확은 바로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입국 당일부터 "선수들의 자신감 결여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훈련 기간동안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마음껏 내보일 수 있는 훈련을 유도했다. 선수들도 경기 전날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감독님을 믿고 따른다"며 자신감에 넘치는 한 목소리를 내 이란전에서의 승부를 떠나 희망을 갖게 했다. 또한 압박 축구가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사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에게 빈 공간을 내주지 않아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 이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동안의 대표팀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합숙 기간 내내 줄기차게 압박과 빠른 패스를 강조했다. 이런 효과는 이란전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한국은 공격진부터 상대를 압박해 예봉을 차단했고 빠른 패스 타이밍으로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전반 28분 조원희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합작품으로 전방의 박주영(서울)까지 일사천리로 슈팅 찬스가 이어진 것은 좋은 예다. 선수간의 주전 경쟁도 다시금 불을 지폈다는 데도 긍정적이다. 전임 감독은 본격적으로 월드컵 체제를 갖추면서 사실상 주전을 정해놨다는 전언이다. 대표팀의 모 선수는 "선발이 이미 정해져 있어 대표팀에서는 의욕이 없었다"는 말로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란전에서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면서 테스트에 심혈을 기울였다. 첫 경기라 할지라도 주전 비주전이 아닌 '나도 주전 혹은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미드필더 조원희 이호(울산)는 A매치 공식 데뷔전을 치렀고 백지훈(서울)과 김영철(성남)은 각각 3,4경기째를 치르는 등 기회를 줬다. 특히 감독의 기대대로 조원희는 '59초'만에 벼락골을 성공시켜 아드보카트 감독이 전술적인 다양한 실험을 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박성화 전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감독이 바뀌면 어떻게든 분위기가 바뀐다"면서도 "대개 좋은 면이 많이 부각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새 감독을 반겼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영입으로 대표팀이 향상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관점에 따라 부정적인 측면도 떠올릴 수 있겠으나 분명한 사실은 한국축구가 다시 뛰고 희망을 보았다는 것이다. 국영호 기자 iam905@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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