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 1회 두 점을 낸 세인트루이스가 2회 1사 1,3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타석엔 투수 크리스 카펜터. 세인트루이스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가장 많은 14번의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킨 사실을 상기하지 않아도 명백한 스퀴즈 상황이었다. 카펜터가 번트를 대는 시늉을 하자 휴스턴 선발 앤디 페티트가 바깥쪽으로 공을 빼 초구는 볼. 2구째 필 가너 휴스터 감독은 2구째 피치아웃을 지시했지만 걸려들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뒤 3구째.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보란 듯 스퀴즈 사인을 냈고 카펜터가 이를 성공시켰다. 하루 전인 12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1차전. 2-3 한 점 뒤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아지 기옌 감독은 급했다. 5회 스캇 퍼세드닉이 볼넷을 골라 1사 1루. 기옌 감독은 초구부터 도루 사인을 냈지만 이를 간파한 마이크 소시아 LA 에인절스 감독에게 보기 좋게 걸려들었다. 피치 아웃으로 1루 주자가 2루에서 횡사. 3-2 스코어는 경기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양 리그 모두 경험 많고 노련한 베테랑 감독과 '초년병' 사령탑의 대결 양상이다.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승 감독인 라루사는 올해까지 27년 연속 지휘봉을 잡고 있는 당대 최고의 명장이고 소시아는 지난 2002년 에인절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린 꾀돌이다. 이에 맞서는 가너도 감독 통산 800승이 넘지만 포스트시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기옌은 올해 감독에 데뷔한 초보 중의 초보다. 한국 프로야구의 최정상인 한국시리즈에선 선동렬(42) 삼성 감독과 김경문(47) 두산 감독 두 초보 사령탑이 맞붙게 됐다. 선 감독은 올해가 감독 첫 해, 김 감독은 2년차지만 한국시리즈 도전은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초반부터 작전이 많을 한국시리즈에서 두 초보 감독은 얼마나 참을성과 결단력을 보여줄 지가 궁금하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상대가 분명히 작전을 걸 타이밍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가 가장 서늘해진다"는 말을 자주 했다. 백인천 전 감독은 "내가 힘들면 상대도 힘들고 내가 쉬우면 상대도 쉽다"고 말한 적이 있다. 표현은 달라도 같은 뜻이다. 기회가 왔을 때 서두르지 않고 상대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움직일 줄 아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15일 1차전의 막을 열 한국시리즈는 선동렬과 김경문 두 감독 중 누가 더 뚝심을 보여줄까. 그라운드를 누빌 선수들의 활약 만큼이나 양쪽 벤치의 수 싸움이 기대된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