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감독이 직접 붙여준 별명 '걸사마'. 백업요원으로 올 시즌 빈 자리가 생길 때마다 이를 메워내 삼성의 정규시즌 1위에 한 몫한 김재걸(33)이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크게 한 건을 했다. 김재걸은 2-2 동점이던 4회 1사 3루에서 번트를 대다 손가락을 다친 박종호의 볼카운트 2-2를 이어받아 타석에 서 오른쪽 담장을 직접 맞히는 역전 결승 2루타를 날린 데 이어 7회엔 좌익선상을 꿰뚫는 쐐기 2루타까지 날렸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1차전 최고의 영웅이 된 김재걸은 프로 11년차의 베테랑답게 경기 후에도 흥분한 기색이 없었다. 김재걸은 "선발은 아니라도 대수비로 기회가 왔을 때 팀에 폐를 끼치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었다"고 조용히 말했다. 다음은 김재걸과 일문일답. -뜻밖에 기회를 잡고 2루타를 두 개나 날렸다. ▲오늘 같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프로에 와서 늘 백업요원이었는데 항상 기회가 오면 잡으려고 노력하자고 기도를 하고 (경기를) 시작한다. -박종호로부터 2-2의 불리한 볼카운트를 물려받고도 안타를 쳤는데. ▲타석에 설 때부터 담담했다. 투스트라이크니까 못 쳐도 그만이라고 편안하게 생각했다. 감독님도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평소 조용한 성격과 달리 역전타를 치고 2루에서 큰 동작으로 환호했는데.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합숙을 하며서 두산이 파이팅이 좋은데 우리도 세리머니도 하고 화이팅하자고 주장 진갑용과 선수들이 얘기했다. 나름대로 홈런을 치면 할 세리머니 연습까지 했는데 홈런을 못 쳐서 보여주지 못했다(웃음). -지난해 현대와 한국시리즈 1차전 번트 실패의 아픈 기억이 있는데. ▲작년에 역시 박종호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나갔는데 번트에 실패하고 밤잠을 설쳤다. 그 때 실수를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어제도 편하게 자지 못했다. 선발로 못 나가더라도 대수비로 나갔을 때 폐를 끼치지 말자고 생각하다 잠을 뒤척였다. -박종호가 남은 경기 출장이 힘들 것 같다. ▲마음 편하게 충실한 플레이를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믿는다. 편안하게 욕심내지 않고 하겠다. 대구=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