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차전 승리는 철저한 '예습' 덕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16 09: 19

"준비를 톡톡히 하고 나왔네요". 지난 15일 한국시리즈 1차전의 삼성쪽 관전 포인트는 분명했다. 보름 넘게 휴식을 취하고 나온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어느 정도일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내내 두산을 따라붙었던 삼성의 전력 분석요원들은 어떤 대비책을 내놓았을 지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두 가지 궁금증이 자연히 풀렸다. 쉬는 동안 자체 청백전을 5차례 치렀다는 삼성 선수들은 두산 선발 리오스에게 막혀 3회까지 한 명도 타구가 내야를 넘어가지 못했다. 두산이 1회부터 연달아 빗맞은 안타로 두 점을 뽑는 등 운이 따른 반면 삼성은 1회 조동찬과 2회 김한수의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불운이 잇달았다. 막혔을 때 돌파구를 연 건 몸에 맞는 공 두 개였다. 3회 선두타자 박진만과 진갑용은 리오스의 몸쪽 공에 몸을 던지듯 적극적으로 대들어 연속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박진만은 보호장구로 중무장한 왼쪽 팔꿈치를 맞고는 가뿐히 1루로 내달렸고 진갑용은 공이 날아오는 순간 몸을 돌리면서도 피하지 않고 등을 맞았다. 삼성은 6회 김한수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는 등 대부분 타자들이 작심한 듯 타석에 바짝 붙어 리오스를 괴롭혔다. 특히 주장 진갑용은 노골적으로 몸을 '갖다대는' 제스처를 취해 두산 구단 관계자들 입에서 "연습하고 나온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선동렬 감독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리오스의 몸쪽 공은 변화구가 많아 보호대를 차고 있는 타자들이 굳이 피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삼성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몸을 내던진 건 지난해의 뼈아픈 기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은 양팀 득점 없던 연장 12회말 공격 2사 만루에서 강동우가 다리 쪽으로 날아드는 조용준의 공을 피해 끝내기 밀어내기 기회를 놓쳤다. 머리나 다리 쪽으로 날아드는 공을 피하지 않고 버틸 타자가 없지만 특히 강동우는 지난 98년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던 터다. 하지만 배영수의 10이닝 노히트노런(비공인) 역투도 물거품이 돼 경기는 결국 무승부가 됐고 삼성이 9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현대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줘 삼성엔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으로 남아있다. 몸쪽은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생명선이나 다름 없는 공간이다. 몸쪽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1차전 승부는 두산 투수들의 몸쪽 승부를 몸으로 뺏어낸 삼성 타자들이 가져갔다. 몸쪽을 뺏겨 1차전을 내준 두산이 2차전부터 어떤 대비책을 가지고 나올지 궁금하다. 대구=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1차전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선동렬, 김경문 감독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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