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은 10안타를 몰아치며 5-2로 투타에서 완승을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과 일사불란하게 이들을 지휘한 선동렬 감독이지만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숨은 주인공도 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사람 중엔 이문한(44) 삼성 미주 지역 상주 스카우트(차장)가 있었다. 지난 2003년부터 미국에 상주하면서 삼성의 용병 수급 업무를 맡고 있는 이 차장은 자신이 직접 뽑은 외국인 투수 팀 하리칼라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내년 시즌 재계약을 조율하기 위해 입국했다. 하리칼라는 이날 5이닝 4피안타 2실점의 깔끔한 내용으로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냈다. 삼성이 지난 7월 루더 해크먼을 퇴출시킨 뒤 하리칼라를 '수혈'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이 차장의 입가에도 웃음이 배어났다. 하리칼라는 이 차장이 1년 넘게 공들여온 작품이다. "작년 봄에 하리칼라를 처음 봤죠. 바로 계약을 하고 싶었는데 콜로라도에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바람에 실패했죠. 올해 5월에 애리조나 투산에서 다시 만났는데 공교롭게 그 다음날 또 메이저리그로 승격했어요. 6월 중순에 메이저리그에서 탈락하자마자 바로 계약하자고 했죠". 1차전에 앞서 "뭔가 보여주겠다"고 했다는 하리칼라는 15일 승리 투수가 된 뒤 이 차장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남은 경기 등판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1차전 깜짝 스타 김재걸도 이문한 차장의 작품이나 다름 없다. 이 차장은 국내 스카우트이던 지난 1994년 겨울 아마추어 현대 피닉스에 입단한 김재걸을 2차 2순위로 지명한 뒤 계약금 2억1000만원에 곧바로 계약해 이중계약 파문이 일었다. 박재홍 문동환 등 현대 피닉스에 연고 선수들을 '싹쓸이'당한 다른 팀들이 타협을 통해 해결을 꾀했던 것과 달리 삼성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비난이 쏟아졌지만 삼성은 3개월 여의 법정 소송 끝에 승소해 결국 김재걸을 차지했다. 유중일과 김태균 조동찬 등에 가려 입단 후 10년 넘도록 백업요원에 머물던 김재걸은 올 시즌 초반 박진만의 부상 공백을 메워낸 데 이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대타 결승타 등 2타점의 맹활약을 했다. 삼성으로선 12년 전 숱한 비난을 감수하고 뿌린 씨앗을 거둔 셈이다. 이를 주도했던 이문한 차장은 "내가 한 게 뭐가 있습니까"라면서도 감회가 깊은 표정이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의 1차전 승리는 미국 상주 스카우트 덕?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16 11: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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