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삼성, '보내기 번트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16 19: 52

동점 혹은 한 점 차에서 무사 1, 2루가 됐다. 감독이 어떤 사인을 낼까. 적어도 200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삼성 선동렬 감독이나 두산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보내기 번트 사인을 낼 때 고민이 많을 것 같다. 16일 2차전은 순전히(?) 보내기 번트 때문에 12회 연장까지 가는 승부가 펼쳐졌다. 기회를 두 번 놓친 두산에는 연패라는 멍에도 주어졌다. 1-0으로 앞선 두산의 3회 초 공격. 무사 1루에서 두산 벤치는 임재철에게 보내기 번트를 시켰다. 투수 앞에 뜬 타구여서 가슴이 철렁했을 순간 타구는 삼성 선발 배영수의 글러브를 맞고 튕겼다. 무사 1, 2루. 두산 김경문 감독은 다음 타자 문희성에게 또 한 번 보내기 사인을 냈다. 초구에 시도했지만 파울. 두 번째 보내기 번트는 불행히도 배영수 정면으로 굴러갔다. 배영수는 주저없이 3루로 볼을 던져 2루 주자 장원진을 아웃시켰다. 결국 후속타까지 터지지 않아 찬스불발. 0-1로 뒤지던 5회 삼성에도 무사 1, 2루의 기회가 왔다. 선동렬 감독은 박진만에게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다. 하지만 박진만의 타구도 두산 선발 투수 랜들 쪽으로 갔고 랜들은 포수 홍성흔이 가리키는 대로 3루로 송구, 2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삼성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다시 2-2 동점이던 연장 10회. 두산이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타자는 8회부터 교체 투입된 정원석. 볼카운트 1-1에서 댄 번트가 파울이 되는 바람에 볼카운트 2-1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그래도 주자들의 진루가 중요했기 때문에 스리번트 사인을 냈다. 하지만 볼카운트 2-2에서 정원석이 댄 타구는 1루쪽 파울라인을 넘어가고 말았다(사진). 삼진 아웃. 두산은 이후 2타자가 더 삼진을 당했다. 두산은 이에 앞서 2회 1점을 선취하고 이어진 무사 2루에서도 번트 실패가 빌미가 돼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창희가 볼카운트 1-3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으나 헛스윙 했고 일찍 스타트했던 2루 주자 안경현 마저 횡사할 뻔한 일이 벌어졌다. 하는 수 없이 김경문 감독은 강공으로 작전을 바꿨지만 김창희는 진루타를 치는 데 실패했다. 결국 연장 12회 혈전의 승리는 마지막 보내기 번트를 그것도 어렵사리 성공한 삼성으로 돌아갔다. 연장 12회 무사 2루에서 등장한 조동찬이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지만 파울이 됐다. 또 실패냐는 탄식이 나올만한 상황. 그나마 2구째 시도가 성공, 1사 3루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고 김종훈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이 보내기 번트이고 그래서 중요한 고비에서 감독들이 즐겨 사용하는 작전이 보내기 번트다. 하지만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이 언제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확률은 확률일 뿐이니까.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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