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연승은 또다른 '심정수-박진만' 효과?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17 13: 56

'어디 간 거지?'. 삼성이 신나는 한국시리즈 1,2차전 연승을 달렸지만 정작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줄 알았던 얼굴들은 보이지 않았다. 김재걸 김대익 등 백업요원들이 이틀 연속 대타로 결승타와 동점 홈런을 때려냈지만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영입한 '99억 원 듀오'는 무대 뒤편을 서성였다. '삼성 양키스'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오로지 우승 하나를 위해 지난 겨울 99억 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영입한 심정수와 박진만. 둘 다 1,2차전에서 초라했다. 1차전에서 포수 파울 플라이만 두 번 등 3타수 무안타로 파울 타구조차 외야로 날리지 못했던 심정수는 2차전에서도 내야땅볼 세 차례 등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김재걸이 이틀 연속 신들린 듯 안타(6타수 5안타 2타점 2득점)를 쳐내지 않았다면 심정수는 더욱 몸둘 바를 몰랐을 것이다. 박진만은 수비는 역시 일품에 이틀 연속 안타를 때려 7타수 2안타로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주루 실수를 범했다. 2차전 1-1 동점이던 7회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김재걸의 짧은 좌전안타 때 유중일 주루코치의 제지에도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다. 곧이은 8회초 두산이 바로 2-1로 앞서나가 김대익의 9회말 동점홈런이 아니었다면 하마터면 경기를 그르친 주범이 될 뻔했다. 거액 몸값의 간판스타가 아닌 백업요원들이 한 방씩 날렸으니 인생은 공평하다고? 역시 모르는 게 야구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어떨까. 박진만에 밀려 백업요원이 된 김재걸의 올 시즌 연봉은 6500만 원, 심정수에 밀려 역시 대타요원이 된 김대익은 올해 연봉 9000만 원이다. 9000만 원이면 두산 외야 주전 중 임재철보다 4000만 원이나 많고 김창희와 같은 액수다. 김재걸도 입단 11년째 백업요원을 맴돌고 있지만 삼성이 아니라면 수비형 유격수로 충분히 주전으로 뛸 만한 선수다. 삼성은 12년 전 아마추어 현대 피닉스와 이중계약 파문까지 일으키며 당시로는 거액인 3억 원을 김재걸에게 투자한 바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기 전부터 삼성과 두산은 공통점과 다른점이 뚜렷하게 갈렸다. 닮은 점은 두 팀 다 마운드가 튼튼하다는 것, 다른 점은 대타와 벤치 요원의 질과 양에서 삼성이 단연 앞선다는 것이다. 1,2차전에서 삼성은 평균 4점, 두산은 2점을 올렸으니 마운드는 역시 두 팀 다 기대했던 대로이고 벤치의 무게 차이도 역시 예상했던 대로다. 삼성이 이틀 연속 대타들의 맹타로 연승을 거둔 건 심정수와 박진만의 영입으로 백업 요원이 든든해진 데서 비롯된 또 하나의 '심정수-박진만' 효과다. 물론 삼성이 '99억 원 듀오'에게 기대했던 그대로는 아니겠지만.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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