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린스가 1974년 이후 31년 만에 퍼시픽리그 챔피언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롯데는 17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챔피언 결정전 5차전에서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엽은 1-2로 뒤진 7회 대타로 기용되는 듯 했으나 상대의 투수교체에 따라 다시 가키우치로 교체돼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다.
롯데의 31년 꿈을 이룬 주인공은 포수 사토자키였다.
롯데가 1-2로 뒤진 8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하쓰시바가 대타로 들어서 3-유간으로 땅볼 타구를 날렸다. 소프트뱅크 3루수 바티스타가 오른쪽으로 전력질주, 포구한 직후 유격수 가와사키와 부딪혔다. 둘 모두 타구만 쳐다 보다 충돌을 일으킨 것. 순간 움찔했던 바티스타의 느린 송구는 1루수 술레타의 미트에 제대로 들어오지 못했다.(기록은 내야안타) 여기서 소프트뱅크 왕정치 감독은 7회 2사 후부터 던지고 있던 좌완 미세를 고집했다. 다음 타자가 후쿠우라 임을 고려한 것이었지만 6회 좌완 선발 스기우치에게 적시 2루타를 쳐냈던 후쿠우라였다. 우익수 앞으로 안타를 날려 무사 1,2루가 됐다.
이날 부진했던 사부로가 교체된 소프트뱅크 마무리 마하라에게 2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웃 돼 롯데 덕아웃에 암운이 낀 것도 잠시였다. 선발 출장한 1, 4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날린 사토자키가 있었다. 초구 몸쪽 낮은 직구(147km)를 그대로 잡아당겼고 타구는 야후돔 왼쪽 외야펜스 중단에 맞고 떨어지는 2루타가 됐다. 2루 주자 하쓰시바는 물론 후쿠우라까지 모두 홈에 들어와 순식간에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2회까지 두 점을 뽑은 다음 4회 무사 2루, 7회 1사 1루에서 두 번이나 스리번트 사인을 내면서 추가점 올리기에 안간힘을 썼던 소프트뱅크 왕정치 감독으로선 통탄할 만한 상황이었다.
이에 앞서 롯데는 0-2로 뒤진 6회 좌전 안타로 출루한 니시오카가 2루 도루로 만든 1사 2루에서 후쿠우라가 중견수 키를 넘는 적시 2루타를 날려 1-2로 한 점을 추격했다.
이날 롯데는 8회까지 매회 주자가 나가면서도 번번이 기회를 살리지 못해 막판까지 가슴을 죄야 했다. 특히 4번 사부로는 4회 1사 1루서 병살타, 6회 1사 2루서 1루수 파울 플라이, 8회 무사 1,2루서 삼진 아웃 등 번번이 공격의 맥을 끊었다.
중반까지는 완연한 소프트뱅크의 페이스였다. 4회까지 매회 선두 타자를 내보내며 롯데를 밀어붙였다. 소프트뱅크는 2회 술레타의 볼 넷, 카브레라의 좌익수 옆으로 가는 2루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토리고에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3회 2사 2루에서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1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마쓰나카가 회심의 적시타를 날렸다. 좌측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 2-0으로 앞섰다.
롯데는 6회 1사 1루까지 5피안타 2 볼넷, 2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세라피니에 이어 오노(7회 1/3이닝)-후지타(7회 1/3이닝)-야부타(8회)-고바야시(9회)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3차전 4-0의 리드를 갖고 9회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4실점, 자칫 이번 챔피언 결정전 최악의 선수가 될 뻔 했던 고바야시는 이날도 선두 타자 오무라에게 볼 넷을 허용,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토리고에의 보내기 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대타 시바하라, 가와사키를 범타로 처리하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 했다.
롯데는 22일부터 센트럴리그 우승팀 한신과 7전4선승제의 일본시리즈를 벌인다. 1,2차전은 롯데의 홈구장인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리고 3,4,5차전은 한신의 홈인 고시엔구장, 6,7차전은 다시 마린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긴다.
롯데는 재일동포 가네다 감독이 이끌던 1974년 페넌트레이스 후기에서 1위를 차지한 다음 한큐와 리그우승결정전을 벌여 3승으로 퍼시픽리그 챔피언이 됐다. 이후 1977년, 1980년, 1981년 리그우승결정전에 나갔지만 모두 패했다.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1974년 롯데는 일본시리즈에서도 주니치를 4승 2패로 누르고 패권을 차지했다. 1950년 전신인 마이니치 오리온즈가 양리그 분리 후 첫 일본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뒤 2번째 일본시리즈 우승이었다. 올 해까지 우승을 차지하면 3번째 우승이다.
롯데의 상대 한신은 1985년 일본시리즈에 우승한 것이 양리그 분리 후 유일한 일본시리즈 우승이다. 일본 시리즈 진출은 2003년에 이어 2년 만의 일. 당시 한신의 상대는 다이에(현 소프트뱅크)였다.
박승현 기자 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