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리지, 휴스턴 우승을 못 지켰다
OSEN U05000163 기자
발행 2005.10.18 13: 26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경구를 이처럼 제대로 보여준 경기가 또 있을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포스트시즌 탈락에 단 원아웃만 남겨둔 9회초 투아웃 주자없는 상황을 딛고 거짓말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앨버트 푸홀스가 9회초 투아웃 1,2루 상황에서 휴스턴 마무리 브래드 리지의 한가운데 몰리는 88마일(142km)짜리 실투성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2-4에서 5-4로 뒤집는 스리런 홈런(비거리 128m)을 날리기 전만 해도 휴스턴의 1962년 창단 후 첫 우승은 틀림없어 보였다.
여기다 휴스턴은 이미 세인트루이스 에이스 크리스 카펜터를 7회말 랜스 버크먼의 스리런 홈런으로 격침시킨 상태였다. 그리고 9회 내셔널리그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올라온 투수는 이번 시리즈서 3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했던 브래드 리지였다. 또한 리지는 정규 시즌에서도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상대로 71타수 7안타(피안타율 .099)의 절대 우세를 보인 바 있다. 그나마 맞은 안타도 전부 단타였다.
그러나 리지는 9회 투아웃 투스트라이크까지 잡아놓고 데이빗 엑스타인에게 좌전안타를 맞더니 짐 에드먼즈에게 볼넷을 내줘 1,2루까지 몰렸다. 그리고 푸홀스에게 치명적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올시즌을 통틀어 휴스턴은 9회 이후 리드를 잡고 뒤집힌 경우가 딱 한차례 있었는데 하필이면 NL 우승을 결정짓는 5차전에서 이런 '변고'가 재연된 셈이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필 가너 휴스턴 감독은 "실투였다"고 했고, 푸홀스는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 원정 7연패란 지긋지긋한 사슬을 끊으면서 같은 팀끼리 2년 연속 같은 시리즈에서 붙을 경우 전년도에 이겼던 팀이 똑같은 전적으로 또 이겨온 '전통'을 되살릴 수 있게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휴스턴에 4승 3패로 이긴 바 있다.
1962년 창단 이래 지구 우승을 6차례 했고 와일드카드까지 포함하면 작년까지 7번 포스트시즌에서 실패한 휴스턴이 올해엔 내셔널리그 우승에 원아웃, 원스트라이크만 남겨놓고 악몽같은 역전패를 당했으니 뭐라고 이름을 붙이는 게 좋을까.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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