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이 좋 듯이 사장 첫 해에 우승하니 정말 좋네요”. 19일 잠실구장에서 막을 내린 2005프로야구 한국시리즈서 삼성이 두산을 누르고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김응룡 사장(65)은 농담까지 섞어가며 우승의 기쁨을 그렇게 표현했다. 우승 직후 시즌 동안 일부러 멀리했던 삼성쪽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던 김 사장은 선동렬(42) 감독의 등을 두드리며 가벼운 포옹으로 격려했다. 선 감독이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네자 김 사장은 “처음이 좋은거야”라고 하답하며 사진 기자들의 집중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19일 아침, 김 사장은 실내골프 연습장에서 땀을 흘린 다음 점심은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들었다. 반주로 맥주 몇 잔을 곁들이면서. 지난 16일 대구 홈에서 열렸던 2차전 때는 극도의 긴장감으로 500㎖짜리 생수를 통째로 들이마시는 바람에 화장실을 6차례나 들락날락했던 김 사장은 4차전을 앞둔 이날은 한결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1983년부터 시작한 해태 타이거즈 감독시절 통산 9번 우승의 신화를 일궈냈던 김 사장은 2002년 삼성 사령탑으로 다시 한국시리즈를 제패, 우승 청부사 소리를 들었던 터. 구단 최고경영자로 변신한 첫 해에 정상에 다시 오르는 경사를 누렸다. -감독과 사장 위치에서 모두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사장과 감독이 처음으로 우승을 하니 정말 기쁘다. 첫 사랑이 좋 듯이.(주위 폭소) -선동렬 감독이 ‘지키는 야구’를 표방했는데. 선 감독을 평한다면. ▲(허허 웃으며) 사장이 어떻게 감히 감독을 평하나. 감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야지. 지키는 야구는 감독들이 다 추구하는 것 아닌가. 돌이켜 보면 두산 김경문, SK 조범현 감독이 기자들을 너무 의식(자신들이 한 발언에 발목잡혔다는 뜻)한 것 같다. 기자들을 신경써서는 안된다. 감독이 소신껏 밀어부쳐야지. -사장이 된 다음 선동렬 감독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나. ▲간섭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만나지 않았다. 사장이 된 후 전체 코칭스태프와 회식만 2~3차례 했을 뿐이다. (강조하는 어투로) 이번 한국시리즈 기간 중에도 덕아웃에 발걸음을 멀리했다. (웃으면서)기자들이 현장 간섭한다는 소리를 할까봐. -감독 때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감독 때나 마찬가지로 집에 들어가는 날은 한 달에 열흘도 안된다. 행사가 많아서 너무 바쁘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지켜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대구구장 시설이 너무 낙후돼 ‘동네야구’나 마찬가지여서 부끄러웠다. 사장이 되고 보니 잠실구장이 부러웠다. 3만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짓는 것이 시급하다. 삼성 구단 혼자 힘으로는 힘들고 대구시와 정부가 적극 도와줘야 한다. 내가 구장 건립계획서를 들고 다니며 요로에 설득과 호소를 해오고 있는데 힘이 든다. 나라가 축구장은 15곳이나 지어주면서 야구는 너무 등한히 하는 것 같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돈도 있지 않은가. 김 사장은 “4차전은 초장에 점수를 많이 내서 쉽게 갔다. 7차전까지 가야 선수들이 보너스를 많이 탈텐데…”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지며 말문을 닫았다. 김 사장은 감독과 사장으로서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맛본 인물로 야구사에 오래 남게 됐다. 잠실=홍윤표 기자 chuam@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