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팬들, 깨끗한 매너로 끝까지 성원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19 22: 13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내용은 초반부터 파장분위기였다. 3연패로 벼랑에 몰린 두산이 선취점을 뽑고 리드하는 경기를 펼쳤으면 양상이 달라졌겠지만 3회에 벌써 삼성이 3-0으로 앞섰다.
두산 선수들은 맥 빠진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다. 1회부터 병살타가 나온 것은 그렇다 치고 4회 삼성의 추가점은 그렇게 수비 잘 하던 유격수 손시헌이 빠른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내야 안타를 만들어 줬기 때문이었다. 3루수 김동주도 빠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고 8회 안경현은 김재걸의 빗맞은 타구를 잡으려 했지만 볼은 글러브 맞고 튕겨 나갔다. 9회에는 1루에 커버를 들어온 선수가 없어 내야안타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공격에서도 선수들은 끈질긴 면을 보이지 못했다. 삼성 선발 하리칼라는 5이닝 동안 단 58개의 볼만 던지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8개의 안타는 산발돼 1점만을 뽑는 데 그치며 1-10으로 대패했다.
기적의 반전을 바라며 운동장을 찾은 두산 팬으로서는 화가 날 만도 한 경기 내용이었다.
그러나 1루 쪽 내야부터 오른쪽 외야까지를 가득 채운 두산 팬들은 왜 두산 팬인지를 끝까지 보여줬다. 9회 말 두산의 마지막 공격이 끝날 때까지 극히 일부의 팬만 자리를 떴을 뿐 열렬한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다음에도 ‘두산’을 연호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더욱 좋은 장면은 그라운드에 떨어진 경기 후 잔해들이었다. 내야와 외야에 흩어져 있는 것은 두루말이 휴지였다. 두산 팬들이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준비했지만 끝내 사용할 수 없었던 아쉬움을 담아 던진 것들이었다. 그럼 오물은. 적어도 우측 파울라인 오른쪽 두산 덕아웃에서 폴까지 공간에 떨어진 오물은 딱 하나 눈에 띄었을 뿐이다. 그것도 빈 음료수 컵이었다.
프로야구는 팬을 위해 존재하고 팬의 수준이 곧 프로야구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팬들의 관람수준을 보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희망찬 내일을 그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혹 그렇다 쳐도 승패에 관계없이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있는 한 두산은 언제고 다시 한국시리즈 패권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잠실=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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