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다승 감독' 라루사, 정상 문턱서 또 '눈물'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20 16: 01

누구나 한 번쯤 서보고 싶은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리. 그러나 언제든 목이 달아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지 못한 직업. 메이저리그 감독에 대한 '직업 설명서'다.
정글이나 다름없는 메이저리그에서 34살의 젊은 나이에 처음 메이저리그 감독이 돼 27년째 한 해도 쉬지 않고 '근속'중인 토니 라루사(61) 감독은 참 대단한 사람이다. 1979년 8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은 라루사는 화이트삭스(1979~1986년)와 오클랜드(1986~1995년) 세인트루이스(1996년~현재) 등 세 팀에서 올해까지 27년간 단 한 해도 지휘봉을 놓지 않고 있다. 1986년 6월 화이트삭스 감독에서 경질된 뒤 7월초 오클랜드 감독으로 부임하기까지 18일간이 그에겐 지금까지 유일한 '실업자' 시절이었다.
야구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선수들과 긴밀한 소통 등 감독으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구비했다는 평을 듣는 라루사는 27년 통산 2314승으로 현역 감독 중 1위, 코니 맥(3731승) 존 맥그로(2763승)에 이어 역대 3위를 기록 중인 살아있는 전설이다.
라루사는 풀타임 감독 3년째인 1982년 화이트삭스를 2위와 무려 20게임차로 지구 1위에 올려놓은 것을 시작으로 1988~1990년 3년 연속 오클랜드를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다. 1996년 성적 부진으로 해임된 조 토리(현 양키스 감독)에 이어 세인트루이스 감독에 부임한 뒤 올해까지 10년간 지구 우승 5차례에 지난해엔 내셔널리그 챔피언으로 팀을 이끄는 등 '이기는 야구'를 해왔다.
그러나 가을 무대에선 번번이 마지막 뒷심이 부족했다. 라루사는 1989년 오클랜드를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리며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지만 1988년과 1990년, 그리고 지난해까지 나머지 세 번의 월드시리즈에선 4전 전패 또는 1승 4패로 참패했다. 2년 연속 메이저리그 최다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올 해는 "내가 단기전에 약하다는 참담한 결론 말고 다른 답을 얻고 싶다"며 16년만의 정상 복귀를 꿈꿨지만 월드시리즈 일보 직전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20일(한국시간) 휴스턴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서 1-5로 패해 2승 4패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라루사 감독은 "이기려고 해봤지만 상대 투수(로이 오스월트)가 대단했다"며 완패를 시인했다.
정규시즌 팀 득점 내셔널리그 3위를 자랑했던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오스월트-로저 클레멘스-앤디 페티트로 이어지는 휴스턴의 막강 선발 3인방에 막혀 1~6차전 6경기에서 단 16득점, 타율 2할8리의 빈타에 그쳤다. 앨버트 푸홀스가 6타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짐 에드먼즈(19타수 4안타 0타점) 래리 워커(19타수 3안타 1타점) 등 중심타선이 맥을 추지 못했다.
디비전시리즈의 두 영웅 레지 샌더스(18타수 3안타 2타점)와 데이빗 엑스타인(20타수 4안타 2타점)도 별 힘을 쓰지 못해 세인트루이스는 휴스턴의 막강 마운드에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가을 야구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고자 했던 라루사의 바람도 또다시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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