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86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는 통산 100번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맞붙은 이번 월드시리즈는 101번째다. 두 팀 중 어느 쪽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든 지금까지 100년 넘도록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월드시리즈에 펼쳐지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 기관인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1988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18년간 휴스턴 한 팀에서만 2564경기를 뛴 크레이그 비지오(40)와 역시 1991년 데뷔 이래 15년간 휴스턴 한 팀에서 2150경기를 뛴 제프 배그웰(37)은 월드시리즈 사상 최초의 듀오로 기록에 남게 됐다.
지금까지 같은 팀에서 2000경기 이상 뛴 동료 두 명이 월드시리즈에 함께 나선 경우는 1971년 빌 매저로스키와 로베르토 클레멘테뿐이었다. 1955년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부터 피츠버그 한 팀에서만 뛴 클레멘테와 클레멘테보다 한 해 늦은 1956년 데뷔한 뒤 역시 피츠버그 외에 다른 팀 유니폼을 입지 않고 은퇴한 매저로스키는 선수 생활 말년인 1971년 월드시리즈에서 볼티모어를 4승 3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된 클레멘테는 이듬해인 1972년 겨울 니카라과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구호물자를 싣고 가던 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매저로스키도 1972년을 끝으로 17년간의 선수 생활을 끝내고 은퇴했다.
클레멘테와 매저로스키는 이에 앞서 1960년에도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뤄낸 바 있어 같이 출전한 경기수가 2000게임을 넘기 전에 월드시리즈를 이미 경험했다는 점에서 비지오-배그웰과 다르다. 반면 비지오와 배그웰은 지난 15년간 2100경기가 넘는 경기를 함께 뛰고 나서야 나란히 생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출장하게 돼 이 부문에서 월드시리즈 101년 사상 최초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할대 타율로 맹활약한 비지오는 월드시리즈에서도 화이트삭스의 막강 선발 마운드 공략을 책임질 톱타자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오른쪽 어깨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4개월여의 재활 끝에 복귀한 배그웰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아메리칸리그 룰로 치러지는 원정경기에선 지명타자로, 홈 경기에선 대타로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15년 이상 한 팀에서만 뛴 뒤 그 팀에서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나선 선수는 지금까지 월터 존슨(1924,1925년)과 알 칼라인(1968년) 두 명뿐이었다. 배그웰과 비지오가 메이저리그 사상 3,4번째가 될 기록을 함께 남길 이번 월드시리즈는 아주 특별한 시리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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