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은 22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 일본시리즈 1차전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한신 좌완 선발 이가와로부터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12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이승엽의 홈런은 일본시리즈에서 한국인이 날린 3호 홈런이다. 1,2호는 재일동포 장훈 씨가 기록했다. 1962년 도에이 소속으로 한신과 일본시리즈에서 만났던 장훈 씨는 6차전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장훈 씨는 요미우리로 이적한 뒤인 1977년 한큐와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 또다시 홈런을 날렸다. 물론 이승엽의 이번 홈런은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로 첫 홈런이다.
공교롭게도 장훈 씨가 날린 한국인 일본시리즈 홈런 1호와 이승엽이 만든 한국 프로출신 선수의 일본시리즈 홈런 1호가 모두 한신을 상대로 나왔다.
팀이 4-1로 앞선 6회 1사 후 타석에 등장한 이승엽은 볼카운트 2-3에서 6구째 몸쪽 높은 슬라이더(121km, 이승엽은 커브라고 소개)를 그대로 잡아 당겨 홈런을 만들어 냈다. 자신의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자 중반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돌려 놓는 값진 아치였다.
앞선 두 타석에서 이가와의 유인 볼에 고전했던 이승엽은 초구 가운데 높은 직구에 배트를 내밀어 파울 볼이 됐다. 하지만 이후 3개의 직구 유인구를 잘 골라 볼카운트 1-3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이승엽의 배트는 6구째 몸쪽 높은 곳으로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힘껏 돌았고 타구는 롯데 팬들이 환호하고 있던 외야 오른쪽 응원석으로 떨어졌다.
이승엽은 경기 중간 롯데 홍보팀을 통해 “가운데 높은 곳으로 들어오는 커브였다. 좋은 추가점을 올리게 돼 기쁘다. 홈런을 날린 것보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 몫을 해낸 것이 더 좋다. 팀 우승을 위해 앞으로도 안타와 홈런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이승엽은 1-0으로 앞선 2회 1사 1루에서는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2-2에서 바깥쪽 낮게 빠지는 직구(143km) 유인구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두 번째 타석인 4회 2사 2루에서는 슬라이더에 당했다. 첫 타석에서 이승엽에게 5개 모두 직구를 던진 이가와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슬라이더만 던졌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127km)에 헛스윙 삼진.
롯데는 1-1 동점이던 5회 특유의 집중력이 빛을 발하며 승기를 잡았다. 선두 타자 와타나베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니시오카가 댄 번트가 투수, 1루수, 2루수 사이로 절묘하게 구르는 2루수 앞 내야안타가 됐다. 무사 1,2루. 여기서 이날의 주인공 이마에가 우측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날렸다. 2-1로 다시 앞서면서 무사 2,3루의 기회가 이어졌다. 후쿠우라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사부로가 좌월 적시 2타점 2루타로 뒤를 받쳤다. 2,3루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4-1을 만들었다.
이승엽의 홈런으로 기세가 오른 롯데 타선은 7회 교체된 한신 두 번째 우완 투수 하시모토를 맹폭격 했다. 1사 1,3루에서 사토자키가 좌월 3점 홈런을 날렸고 이어진 1사 1루에서는 베니가 왼쪽 스탠드에 떨어지는 2점짜리 아치를 그려내 10-1로 크게 앞서나갔다.
한신은 0-1로 뒤지던 5회 1사 1,3루에서 후지모토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이뤘지만 곧이어진 롯데 타선의 폭발을 감당하지 못했다.
이승엽은 한신의 1차전 선발로 좌완 이가와가 나옴에 따라 이날 선발 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으나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는 롯데가 10-1로 크게 앞선 가운데 7회 1사 후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상황이었으나 갑자기 짙어진 안개로 인해 8시 31분부터 중단돼 결국 콜드게임이 선언돼 롯데가 1승을 먼저 올렸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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