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롯데 마린스-한신 타이거스 일본시리즈 1차전이 열리기 전 ‘이승엽이 선발에서 제외되고 파스쿠치가 나선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길 만하다. 롯데는 현재 외국인 타자가 파스쿠치 이승엽 말고도 베니 프랑코가 더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한 경기에 나설 수는 없다. 용병 엔트리가 4명이기는 하지만 규정상 모두 타자로 채우거나 모두 투수로 채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승엽은 일본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다는 것일까.
한국과 미국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 엔트리만 생각하면 당연히 이런 의문이 들게 된다. 한국은 한국시리즈에 들어가기 전 26명의 엔트리를 제출해야 한다(올해의 경우 닷새 전인 10일 엔트리 마감). 매 경기를 앞두고는 이 중 2명을 출전불가 선수로 묶고 24명이 경기에 출장할 자격이 생긴다. 메이저리그는 1차전 직전 제출한 엔트리 25명을 시리즈 내내 유지한다. 한국이나 미국 모두 한 번 엔트리를 제출하면 중간에 선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이 나빠도 다른 선수로 교체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일본에서는 이승엽 대신 파스쿠치 기용이라는 말이 가능할까. 그것은 일본만의 독특한 규정 때문이다.
일본야구기구의 일본시리즈 경기요강에 의하면 8월 31일 이후 구단에 속해 있는 선수 중 40명을 일본시리즈 엔트리로 등록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1차전 이틀 전인 10월 20일 정오까지 커미셔너 사무국에 등록 하도록 했다. 하지만 당일 경기에 출장할 수 있는 선수는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25명으로 제한된다. 다시 말해 40명 시리즈 엔트리 안에서는 페넌트레이스와 마찬가지로 ‘25명 엔트리’에 대한 등록, 말소 변경이 자유롭다.
롯데는 일본시리즈를 앞두고 제출한 40명 엔트리에 이승엽은 물론 베니 프랑코 파스쿠치를 모두 넣었다. 만약 1차전에 파스쿠치 베니 프랑코를 선발로 기용했다면 이승엽은 1차전에 뛸 수 없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일본 언론들이 ‘이승엽 제외, 파스쿠치 기용’이라는 보도가 가능했던 것이다.
실제로 롯데는 페넌트레이스에서 한 번도 출장하지 못했던 선수 2명이 일본 시리즈 40명 엔트리에 들어가 있다. 포수 다나카와 내야수 하야사카다. 또 일본시리즈와 마찬가지의 엔트리 규정이 적용된 퍼시픽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25명 엔트리 변경을 실제로 했다. 1차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고사카를 빼고 지난 13일 포수 쓰지를 ‘25명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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