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볼 대 스몰볼. 올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의 최고 테마 '스몰볼'은 월드시리즈에서도 첫 판부터 기세를 떨쳤다.
23일(한국시간) US셀룰러필드에서 펼쳐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1차전. 첫 판의 중요성을 의식한 듯 두 팀 모두 적극적인 스몰볼을 구사했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 아메리칸리그 룰 경기인데도 1사후 보내기 번트가 나왔고 경기 중반부터 클린업 트리오에게 희생 번트를 대게하는 등 경쟁하듯 짜내기 야구를 펼쳤다.
1-3으로 뒤진 휴스턴의 3회초 공격. 브래드 어스무스와 크레이그 비지오의 징검다리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필 가너 감독은 윌리 타베라스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2사에 몰리더라도 주포 랜스 버크먼의 배트의 한 방에 기대를 건 가너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 2사 2,3루에서 타석에 선 버크먼은 화이트삭스 선발 호세 콘트레라스의 초구를 잡아당겨 2타점 동점 2루타를 터뜨렸다.
5회말 화이트삭스의 공격에선 아지 기옌 감독이 맞받아쳤다. 저메인 다이의 볼넷과 폴 코너코의 중전안타로 무사 1,2루가 되자 기옌 감독은 5번 타자 칼 에버렛에게 초구에 보내기 사인을 냈다. 에버렛은 지난 페넌트레이스 547타석에서 보내기 번트를 한번도 대지 않는 등 최근 2년새 한 번도 희생 번트를 성공시킨 적이 없는 타자다. 하지만 에버렛은 초구에 기습적으로 3루앞으로 번트를 대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에 휴스턴은 애런 로원드를 고의 볼넷으로 거르는 만루작전으로 맞섰다. 다음 타자 A.J.피어진스키가 좌투수에게 약점을 보여온 것을 감안, 3회 로저 클레멘스를 구원한 좌완 웬디 로드리게스에게 피어진스키를 상대하도록 한 것. 로드리게스가 피어진스키에게 초구와 2구 연속 볼을 던져 만루 작전이 화를 부르는가 했지만 5구만에 결국 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따지고보면 화이트삭스가 초반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도 치고 달리기로 휴스턴 수비를 흔든 결과였다. 1회 저메인 다이가 휴스턴 선발 로저 클레멘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려 선취점을 낸 화이트삭스는 2회 치고 달리기로 결정적인 두 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에버렛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로원드 타석 때 기옌 감독은 히트앤드런을 걸었고 2루수 비지오가 주자를 따라 2루로 들어가는 바람에 내야땅볼로 막을 수도 있었던 타구가 우전안타가 됐다. 1사 1루나 2루가 됐을 상황이 무사 1,3루로 변했고 피어진스키의 땅볼에 이어 후안 유리베의 적시 2루타로 화이트삭스는 2점을 보탰다.
결승타는 3-3 동점이던 4회 조 크리디의 솔로홈런으로 나왔지만 그 과정에선 양팀 사령탑이 치열한 스몰볼 대결을 펼쳤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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