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이 형 미안해요”.
지바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친정' 식구들을 제대로 대하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현재 삼성은 김평호 코치를 비롯해 스카우트팀의 최무영 과장, 김태한 대리, 허삼영 대리 등 4명이 일본시리즈를 보고 있다. 오는 11월 10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에 대비한 전력분석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 대회 참가가 확정된 삼성은 일본 대표로 참가하게 되는 일본시리즈 우승팀의 전력 탐색에 한창이다.
이승엽은 삼성의 전력분석팀과 일본시리즈 1차전이 시작되기 직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함께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김태한 대리를 만난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김 대리는 삼성에서 선발, 마무리로 뛰며 마운드를 호령하던 뛰어난 좌완이었다. 2002년 SK로 트레이드됐다가 2003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2003년 6월 20일에는 대구구장에서 이승엽에게 개인 통산 299호 홈런을 내준 ‘인연’도 있다.
게다가 이승엽의 일본 진출 후 두 시즌이 끝나가고 있지만 친정팀 식구들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동렬과 이종범, 이상훈이 일본에서 뛰던 시절 당시 친정팀이던 해태 LG 관계자들은 주니치 구단을 여러 번 방문했다. 구대성이 뛰던 오릭스에는 한화 김승연 구단주가 찾았고 정민태는 요미우리로 건너갈 때 거기서 연수를 받기로 한 정명원 코치와 동행했다. 하지만 삼성은 그 동안 구단의 누구도 이승엽을 찾아오지 않았다.
물론 백인천 전 감독이나 강병규(전 두산, SK) 박노준(SBS 해설위원) 정삼흠(신일고 감독) 씨 등 야구 선배들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한솥밥을 먹었던 김태한의 방문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삼성의 전력분석팀과 5분 정도밖에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일본시리즈 1차전을 앞둔 시점이어서 몸도 마음도 다 바빴던 탓이다. “안부도 제대로 주고 받지 못했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정말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그래도 (김)태한이 형이 다시 삼성으로 돌아와서 일하고 있는 것을 보니까 기분은 좋았습니다”.
사실 이번 삼성 전력분석팀은 이승엽에게는 '적’이다. 아시아시리즈에 진출 했을 때 자신을 이기기 위해 찾아온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친정 식구들을 대하는 반가움을 빼앗아갈 수는 없었다.
이승엽은 “우리 팀이 시리즈에서 우승하길 정말 원합니다. 삼성 선수들과 만날 수 있는 보너스가 기다리고 있잖아요”라는 말로 친정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