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1-2차전 모두 '깜짝' 출장 통보받아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24 17: 12

‘경기 출장 여부는 며느리도 몰라’.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일본시리즈 1,2차전에서 모두 깜짝 선발 출전 통보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1차전. 이승엽이 24일 본사와의 국제전화를 통해 들려준 바에 따르면 자신은 경기 전날인 지난 21일까지 출장여부를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오히려 포기하고 있었다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응원 오겠다는 부친 이춘광 씨에게 “왼손 투수가 선발이라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만류했을까. 물론 최근 건강이 좋지 않은 부친을 염려한 아들의 배려였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출장 가능성을 낮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1차전 당일인 22일 운동장에 가서 코치로부터 ‘오늘 선발 출장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2차전은 더욱 심했다. 오후 4시 홈팀의 경기 전 연습이 다 끝날 때까지도 누가 선발로 나설지 알 수 없었다. 연습이 끝난 직후에야 이승엽은 “1루수로 출장하니까 준비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물론 ‘바비 매직’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와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에서도 연일 타선을 변경하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롯데 마린스 밸런타인 감독의 용병술에 대해 일본 매스미디어들은 ‘바비 매직’이라는 수사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변경을 자주하다 보니 선수들로서는 미리 자신의 선발 출장여부나 포지션에 대해 알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2차전에서는 특수 상황까지 겹쳤다. 주전 1루수로 뛰던 후쿠우라가 허리통증을 호소한 것. 후쿠우라는 훈련은 그런 대로 소화해냈지만 결국은 출장하기 어렵다는 사인을 냈다. 이 과정에서 이승엽의 1루수 출장이 결정되고 타순도 대폭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밸런타인 감독의 이런 기용은 현재까지 적어도 두 가지면에서 효과적이다. 하나는 선수들이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호리가 허리통증으로 빠져 있는 2루 자리는 퍼시픽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그런 대로 제 몫을 한 하야사카 것으로 굳어지는가 했지만 이후 일본시리즈 두 경기에서 와타나베-헤이우치로 계속 임자가 바뀌었다. 누구도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는 결과. ‘매직’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 밸런타인 감독의 용병술은 매 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났고 그것이 퍼시픽리그 우승, 일본시리즈 2연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승엽은 이런 감독의 용병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말 우리 감독님의 생각은 아무도 모른다. 오늘 잘 했다고 내일 출장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준비하고 있다 출장통보를 받으면 최선을 다 하면 된다”. 이승엽은 한신과 원정경기를 위해 24일 고베로 이동했다. 고시엔구장은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있지만 롯데는 인근에 있는 고베에 원정숙소를 마련했다. 숙소에서 구장까지는 버스로 40여 분 정도 걸린다. 이날은 오후 5시 30분부터 고시엔구장에서 훈련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훈련이 끝나도 이승엽은 여전히 내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3차전에 출장할 수 있을지 모를 가능성이 더 크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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