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선수로서 얼마나 영광스런 일인가”.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한 말이다. 무엇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는지 짐작이 어렵지 않다. 바로 한국과 일본에서 최초로 우승반지를 끼는 영예다. 이승엽은 삼성 시절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LG와 명승부를 펼친 끝에 삼성은 창단 20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1985년 전후기 통합 1위로 한국시리즈 없이 우승을 차지한 적은 한 번 있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만큼은 번번이 패퇴, 그렇게도 목말라 했던 우승이었다. 당시 이승엽은 지금도 야구팬들의 머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명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6차전 9회 2사 후 3점 홈런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내 팀이 4승 2패로 시리즈를 끝내는 데 결정적인 몫을 해줬다. 정확히 3년 후인 올 시즌 이승엽은 일본에서 또 한 번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감격의 순간을 목전에 두고 있다.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끝낸 롯데는 플레이오프(2승), 챔피언결정전(3승 2패)에서 모두 승리, 퍼시픽리그 우승을 따낸 기세를 일본시리즈에서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1~3차전 모두 10득점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일본시리즈 상대인 한신 타이거스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데 성공했다. 이제 1승만 추가하면 이승엽은 한국과 일본에서 챔피언 반지를 끼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선동렬(현 삼성 감독) 이종범(기아) 이상훈(전 LG, SK) 등이 주니치에서 한솥밥을 먹던 1999년 센트럴리그 우승을 맛본 적은 있다. 하지만 당시 주니치는 일본시리즈에 올라가 다이에(현 소프트뱅크)에 1승 4패로 패했다. 선동렬 감독은 4차전에서 0-3으로 뒤진 9회 마운드에 올라가 ⅔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5경기에 출장(3경기는 선발 출장)했던 이종범은 1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정민태 정민철이 요미우리에 있던 2002년 요미우리는 일본시리즈에서 세이부에 4전 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둘은 40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소속팀은 우승했어도 우승 멤버는 아니었다. 둘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어서 18명 투수 명단(당시 요미우리는 40명 엔트리 중 투수를 18명 포함시켰다)에 이름만 올렸어도 양국 동시 일본시리즈 우승이라는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아시아의 홈런왕'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던 이승엽이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우승반지를 끼는 순간을 기다리는 팬이 많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승엽, 사상 첫 '韓日 챔피언 반지' 눈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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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05000293 기자
발행 2005.10.26 08: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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