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이번에는 꼭 잡겠다'고 한다. 하지만... 모그룹의 지원 부족으로 어려운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는 현대가 올해는 프리에이전트(이하 FA)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는 올해도 굵직한 FA인 거포 외야수 송지만(32)을 비롯해 2번째 FA행사자인 좌타 외야수 전준호(36)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과 11월 7일까지 원소속구단으로서 우선 협상을 가질 수 있는 현대는 일단 이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볼 작정이다. 무리한 수준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조율을 할 수 있지만 구단이 고려하고 있는 몸값과 차이가 크면 협상이 조기에 성사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선수들은 몇 년만에 맞은 '대박 기회'를 쉽사리 날려버릴 태세가 아니다. 둘다 이미 FA 신청서를 작성하고 FA를 선언한 상태다. 한화 시절 부상으로 한 해를 제대로 못뛴 탓에 1년 늦게 FA 자격을 획득한 송지만은 시장의 평가도 좋은 편이어서 '대박 계약'을 터트릴 가능성이 있다. 송지만은 올 시즌 2할7푼1리의 타율에 24홈런 47타점으로 중심타자 노릇을 해내며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를 과시했다. 송지만은 롯데 새 사령탑인 강병철 감독과 한화 시절부터 좋은 인연을 갖고 있고 전력 보강이 절실한 LG 등에서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FA 시장에서 최소 20억 원 이상의 대우를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현대는 송지만의 상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미 지난해 연봉협상 때 몸값을 1억 8000만 원에서 2억 8000만 원으로 높였다. 작년 성적은 2할6푼5리의 타율에 22홈런 74타점으로 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올해 FA 시장을 대비해 대폭 인상해준 것이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빠른 발과 빠른 스윙을 자랑하고 있는 전준호도 다시 한 번 시장의 평가를 받아볼 태세다. 전준호는 4년 전 첫 번째 FA 때는 현대와 3년간 10억 원에 계약했고 올해는 1년간 4억 원에 재계약했다. 전준호는 아직 체력적이나 기술적으로 3년 이상은 더 뛸 수 있고 시장에 나가면 찾는 구단도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전준호의 연봉도 작년 2억 원에서 올해 4억 원으로 2배 올려주며 FA에 대한 사전포석을 했다. 이처럼 현대는 FA 시장을 대비해 1년 전부터 FA 후보선수들의 몸값을 부쩍 올려놓은 채 올해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관망하고 있다. 현대에 남고 싶어하는 선수가 제시한 액수에 사인을 하면 다행이고 시장에 나가 타팀으로 간다면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챙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다. 현대는 지난해 심정수와 박진만이 삼성과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만만치 않은 보상금을 받았다. 심정수 대가로 현금 27억 원, 박진만은 현금 8억 4000만 원에 투수 이정호를 보상 선수로 받은 것이다. FA 보상규정에 따르면 FA 선수를 획득한 구단은 계약 승인 후 7일 이내에 보호선수 18명(군보류선수, 당해연도 FA 신청 선수, 외국인선수 제외)을 선정한 뒤 원래 소속구단에 보상 선수 명단을 제시해야 한다. 전 소속구단은 보상으로 금전 또는 금전과 선수를 혼합한 형태를 요구할 수 있다. 선수와 금전을 함께 받을 경우 FA 획득 구단은 전 소속구단에 전년도 연봉에서 50%를 인상한 금액의 200%와 선수 한 명을 주면 된다. 금전만 요구할 경우 전년도 연봉의 50% 인상 금액에 300%를 줘야 한다. 현대로선 규정에 따라 FA 선수들이 타구단으로 떠날 경우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받아 내년 전력보강에 나서면 되는 것이다. 현대도 올해 2명의 소속 FA가 모두 떠나면 시장에 나온 다른 FA 중에 쓸 만한 선수가 있으면 잡겠다는 뜻도 은근히 밝히고 있어 올 FA 시장의 판도가 흥미롭게 전개될 전망이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