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만달러짜리 '보험' 블럼, WS서 '잭팟' 터뜨렸다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10.26 15: 30

57만 5000달러. 6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승리를 사기엔 터무니 없이 적은 액수다. 하지만 지독히도 운이 좋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단돈' 6억 원으로 월드시리즈 1승을 건져냈다.
26일(한국시간)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펼쳐진 월드시리즈 3차전. 화이트삭스는 5-4로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던 8회말 더스틴 허맨슨이 제이슨 레인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아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5-5의 균형은 깨질 줄 모르고 이어졌고 현지 시간 새벽 1시가 가까워질 즈음 경기는 연장 14회로 접어들었다. 14회는 1916년 보스턴 레드삭스-브루클린 다저스의 2차전과 89년만에 타이를 이루는 월드시리즈 최장 이닝 타이 기록이다.
14회초 화이트삭스 공격에서 뜻밖의 한 방이 터졌다.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선 제프 블럼(32)이 휴스턴 7번째 투수 에스키엘 아스타시오의 3구째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린 것. 화이트삭스는 흔들리는 아스타시오를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까지 얻어 쐐기를 박았다.
13회말 2루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은 블럼이 홈런을 터뜨릴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3루 백업 요원으로 지난 8월 샌디에이고에서 트레이드된 블럼은 이적 후 31경기에서 타율 2할로 부진한 데다 주전 3루수 조 크리디가 포스트시즌 들어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어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가 없었다.
투수든 타자든 웬만해선 선발 요원들을 빼지 않는 뚝심의 아지 기옌 감독이 플레이오프 들어 블럼을 기용한 건 14-2로 대승을 거둔 보스턴과 디비전시리즈 1차전 한 차례뿐이었다. 블럼은 당시 코너코의 대타로 나와 내야 플라이로 물러난 뒤 1루 대수비를 맡았다.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하고 월드시리즈 1,2차전에서도 내내 벤치를 지킨 블럼은 무려 21일만에 선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6년차인 블럼은 이 타석이 생애 첫 월드시리즈 타석이었다.
1999년 몬트리올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휴스턴과 탬파베이 샌디에이고를 거쳐 화이트삭스로 온 저니맨 블럼의 올 시즌 연봉은 57만 5000달러. 앞선 2차전에서 정규시즌 홈런 한 개도 없던 스캇 퍼세드닉의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승리를 따낸 화이트삭스로선 2경기 연속 의외의 순간에 뜻밖의 '잭팟'을 터뜨린 셈이 됐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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