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친정팀'에 비수를 들이 밀 줄이야.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는 4연패로 끝났다. 그러나 미국 언론에서 '가장 접전이었던 싹쓸이(the closest sweep)'라고 묘사한 데서 알 수 있듯 매 경기가 뜨거웠다. 특히 화이트삭스와 휴스턴의 4연전 점수차 합계가 6점으로 월드시리즈 사상 최소 점수차였다.
특히 휴스턴은 '반격의 계기(momentum)'라고 불렸던 3차전을 연장 14회말 최장시간(5시간 41분) 승부 끝에 패했고 4차전은 지난 1996년 월드시리즈 이래 9년만의 0-1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이 두 경기에서 휴스턴에 치명상을 가한 주역은 제프 블럼(32) 프레디 가르시아(30)였다.
3차전 연장 14회초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린 블럼은 2002~03년 휴스턴에서 뛰다 2003년 12월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됐다. 공교롭게도 이 때 맞교환 대상이 바로 4차전 휴스턴 선발이었던 브랜든 배키였다. 블럼은 이후 2004년 11월 탬파베이에서 방출된 뒤 샌디에이고를 거쳐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한 방으로 몸값(57만 5000달러)을 해낸 셈이 됐다.
또 4차전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가르시아는 휴스턴의 베네수엘라 야구 아카데미 출신이다. 그러나 휴스턴은 1998년 우승을 노리고 팀 내 최고 유망주 가운데 하나였던 그를 내주고 시애틀에서 랜디 존슨을 받았다. 이때 휴스턴이 내준 선수는 가르시아 외에 카를로스 기옌(디트로이트)도 있었다. 그로부터 7년 후 가르시아는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꿈을 꺾어버리는 승리로 친정팀에 '복수'했다.
휴스턴은 베네수엘라에 야구 아카데미를 가장 먼저 건설한 메이저리그 팀으로 알려져 있다. 가르시아 외에도 기옌, 호안 산타나(미네소타), 바비 아브레우(필라델피아), 멜빈 모라(볼티모어) 등 슈퍼스타들이 여기를 거쳤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들은 하나같이 빅리그 데뷔는 휴스턴이 아닌 다른 팀에서 했다. 언제 또 버림받았던 '베네수엘라 아이'들이 휴스턴에 칼끝을 겨눌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