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고백, '나는 왜 센트럴리그 투수에게 강한가'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28 15: 40

지바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깜짝 고백을 했다. 이승엽은 28일 본사와의 국제전화를 통해 자신이 센트럴리그 투수들에게 강한 이유를 털어놨다. 이승엽은 한신 타이거스와 맞붙은 일본시리즈에서 그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선발로 나온 3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날렸고 타율도 11타수 6안타로 5할이 넘었다. 6타점에 4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 처음 도입된 인터리그에서도 이승엽의 성적은 눈부셨다. 홈런 12개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104타수 32안타로 타율 3할 8리를 기록했다. 타점도 27개나 됐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승엽은 인터리그를 마쳤을 때 그리고 일본시리즈 2차전이 끝난 뒤 두 번에 걸쳐서 왜 센트럴리그 투수들에게 강한지 밝혔다. 해답은 바로 몸쪽 볼에 있었다. “퍼시픽리그 투수들은 거칠다. 시도 때도 없이 머리쪽으로 볼이 날아온다. 물론 컨트롤이 좋은 투수들인 만큼 맞히지는 않는다(이승엽의 올시즌 몸에 맞는 볼은 1개). 그래도 위협구는 위협구다”. 이승엽은 타석에 들어설 때 홈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붙어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시픽리그 투수들은 인정 사정 없이 몸쪽으로 볼을 붙인다.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시각적으로는 바깥쪽 볼에 대한 판단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센트럴리그 투수들은 어떨까. “물론 센트럴리그 투수들도 몸쪽 볼을 던지기는 한다. 하지만 위협을 가하기 보다는 나도 던질 줄 안다고 보여주는 수준이다”. 이승엽의 말대로라면 ‘편안하게’ 볼을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이런 마음가짐이 좋은 타격으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이승엽은 아울러 센트럴리그 투수들의 이 같은 투구스타일에 대해 “아마도 퍼시픽리그에 비해 스트라이크 존이 넓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굳이 위협구까지 동원하지 않아도 타자와 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깨끗하게’ 던진다는 의미다. 이승엽은 이런 ‘비밀’을 이번 시즌까지는 유지하고 싶었는지 “시즌이 끝나고 나면 기사화 해달라”고 ‘엠바고’를 걸기도 했지만 일본시리즈에서의 맹활약은 꼭 몸쪽 볼에 대한 부담이 없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렸고 이상적인 타격자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더 정확한 진단이다. 이승엽은 한신의 좌완 투수들을 상대할 때도 끝까지 하체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았고 오른쪽 어깨가 일찍 열리던 단점도 보이지 않았다. 몸쪽이든 바깥쪽이든 관계없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던 타격자세였다. 이런 정도의 컨디션이라면 퍼시픽리그 투수들과 상대해도 일본시리즈와 똑같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일본 투수들의 변칙적인 투구폼, 떨어지는 변화구, 빠른 볼의 무브먼트, 한국과 전혀 다른 볼배합, 그리고 몸쪽 볼.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승엽이 해결해야 했던 과제들이다. 이제 이승엽은 80% 이상 숙제를 풀어냈다. 그 결과가 나타난 것이 일본시리즈였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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