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방어율왕 밀우드, '떠돌이' 면하나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10.29 11: 15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방어율 1위에 오른 케빈 밀우드(31.클리블랜드)가 29일(한국시간) FA를 선언했다. 지난 2003년부터 3년 연속 FA를 신청하는 기구한 팔자지만 이번엔 떠돌이 신세를 확실히 청산할 것으로 보인다.
1993년 드래프트 11라운드에서 애틀랜타에 지명된 뒤 199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밀우드는 투수 명가 애틀랜타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던 지난 2002년 말 졸지에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됐다. 애틀랜타가 18승 8패로 데뷔 후 최다이자 톰 글래빈과 함께 팀 내 최다승을 거둔 밀우드를 포기한 건 순전히 스캇 보라스 때문이었다.
애틀랜타는 2002년 12월 초 5년 계약이 끝난 매덕스를 상대로 연봉 조정신청을 했다. 매덕스와 그의 에이전트 보라스가 연봉 조정으로 1년짜리 계약을 받아들일 리 없다고 판단, FA로 떠날 매덕스 대신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얻으려는 노림수였다. 하지만 보라스는 애틀랜타보다 한 수 위였다. 덥석 조정신청을 받아들였고 애틀랜타는 조정위원회를 거쳐 매덕스에게 2003년 연봉으로 무려 1475만 달러를 지불하게 됐다.
매덕스가 떠날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던 애틀랜타는 러스 오티스와 폴 버드에 마이크 햄튼까지 영입한 터였다. 졸지에 선발 투수진이 넘쳐나고 매덕스의 엄청난 연봉의 압박까지 받게 된 애틀랜타는 결국 며칠 뒤 자니 에스트라다를 받고 밀우드를 필라델피아로 넘겼다. 눈물을 머금은 이별이자 밀우드의 에이전트이기도 한 보라스에 대한 복수였다.
2003년 필라델피아에서 풀타임 6년째를 채워 FA가 된 밀우드는 필라델피아의 3년 3000만 달러 제의를 거절하고 1100만 달러에 1년 재계약을 택했다. FA 시장 상황이 좋아지길 기다려 대박을 터뜨리자는 보라스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밀우드는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25경기에만 선발 등판하며 9승 6패 방어율 4.85의 부진을 보였고 구단들의 외면을 받은 끝에 클리블랜드와 725만 달러에 또다시 1년 계약을 하는 데 그쳤다.
올 시즌 밀우드는 9승 11패로 승률은 좋지 않았지만 2.86으로 AL 방어율 1위에 올랐다. 1993년 멜 하더(15승 17패, 방어율 2.95) 이후 12년만에 승수보다 패수가 많은 방어율왕이 나온 건 순전히 팀 타선의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밀우드의 올 시즌 평균 득점지원(run support)은 고작 3.6점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AL 투수중 세 번째로 적었다. 30경기에 선발 등판, 피안타율 AL 9위(.248)로 팔꿈치 부상 우려를 깨끗이 씻은 밀우드는 클리프 리-제이크 웨스트브룩-C.C. 사바티아 등 젊은 투수들을 이끌며 리더십까지 인정받았다.
통산 성적 107승 75패 방어율 3.76을 기록 중인 밀우드는 A.J. 버넷(플로리다)와 함께 올 겨울 투수 FA중 최대어로 꼽혀 드디어 미뤘던 대박의 꿈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마크 샤피로 클리블랜드 단장이 재계약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뉴욕 양키스와 텍사스 등 많은 팀들이 영입 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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