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빈의 방식이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켄 윌리엄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단장은 지난 겨울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이 금기시하는 '짓'만 골라가면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먼저 득점력이 검증된 장타자 카를로스 리를 내주고 내셔널리그 도루왕 출신인 스캇 퍼세드닉을 받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어 빈 단장의 팀 오클랜드에서 '몸값에 비해 활약이 저조하다'고 낙인 찍힌 저메인 다이를 '무모하게도' 데려왔다. 윌리엄스는 다이 영입에 2년간 1015만 달러에 2007년 옵션 600만 달러를 들였다.
그리고 역시 빈 단장의 추종자 가운데 한 명인 J.P. 리치아디 토론토 단장이 버린 클리프 폴리트를 불펜요원으로 영입했다. 마지막으로 번트를 '사랑하는' 아지 기옌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빈 단장의 성공 방식과 과정을 정리한 마이클 루이스의 저서 이론에 근거해서 볼 때 이는 하나같이 '정신나간' 행태였다.
머니볼 이론을 거칠게 요약하면 '야구는 득점이 나야 이기는 경기다. 그리고 득점을 위해선 출루 빈도가 높아야 하고 가급적 한 베이스라도 더 진루해야 한다. 고로 출루율이나 장타율이 빼어난 타자를 뽑아써야 한다'로 볼 수 있다. 이에 비춰 귀중한 아웃카운트 한 개를 '괜히' 낭비(희생)하는 번트는 상대 투수만 도와주는 꼴이고 도루는 실패 리스크에 비해 소득은 '쥐꼬리'(잘 돼봤자 1점이기에)여서 그다지 권장할 만한 게 못 된다.
그러나 윌리엄스 단장은 머니볼 이론이 '과대포장됐다'고 평가절하한 선수들(다이, A.J. 피어진스키 등)을 데리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또 소위 '스몰볼'로 불리는 화이트삭스와 닮은꼴 야구를 하는 휴스턴은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 밖에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LA 에인절스, 애틀랜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반면 빈 단장의 오클랜드를 포함해 디포디스타 단장의 LA 다저스, 리치아디의 토론토는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 현상을 일컬어 토론토 지역신문 는 '화이트삭스가 머니볼 이론의 반증을 창조해냈다'고 촌평했다. 스몰마켓팀 오클랜드를 운영하는 빈은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선수를 사들이는 데 천재적 재능을 발휘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그 '가치'라 하는 게 조건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임을 입증해냈다.
따라서 이번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빌리 빈에서 켄 윌리엄스 스타일로 메이저리그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새로운 물결'의 단초일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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