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부터 시작되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는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얼마나 달라졌나 실감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2년 동안 ‘진화’를 거듭했다.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는 의미다. 그 결과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날린 30개의 홈런이고 일본시리즈에서의 대활약이다. 변화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긴 했지만 흥미로운 의문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제 한국 투수들과 맞대결을 펼치면 어떻게 될까. 무엇보다도 달라진 파워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는 타구의 비거리를 줄이기 위해 반발력이 적은 공인구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승엽이 마린스타디움에서 기록했던 장외홈런 같은 대형홈런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이승엽은 보란듯이 대형홈런을 만들어 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쿄돔에서의 홈런. 지난 7월 4일 니혼햄전에서 도쿄돔 외야 우측스탠드 상단에 걸려 있던 나가시마 감독이 출연한 광고판에 직접 맞는 150m짜리 아치를 그려냈다. 당시 이 홈런으로 상금 100만 엔도 받았다. 또 하나가 5월 20일 마린스타디움에서 주니치 가와카미의 퍼펙트게임을 깼던 홈런이었다. 백스크린 상단에 걸려 떨어질 때까지 새카맣게 날아가는 타구를 만들어 냈다. 이번 일본시리즈에서도 우월 홈런 3개가 모두 비거리 120m를 기록했다. 한국시절 이승엽은 “나는 파워보다는 타이밍으로 홈런을 만들어 내는 타자”라는 말을 자주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파워에 대해서도 굳이 부정하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된 것은 지난 겨울 이를 악물고 소화했던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이다. 스스로 “웨이트트레이닝이 그렇게 힘든 것인지는 미처 몰랐다”고 고백할 정도다. 12월 25일, 1월 1일 등 남들이 노는 날에도 이승엽은 웨이트트레이닝을 거르지 않았다. 타격포인트도 한국시절과는 달라졌다. 일반적으로 타격 포인트가 내딛는 발(이승엽의 경우 오른발)보다 앞쪽(마운드에서 가까운 쪽)에서 형성이 돼야 비거리에 유리한 것으로 돼 있다. 한국시절 이승엽의 타격포인트도 이랬다. 하지만 이런 타격은 정확성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볼 끝이 좋고 떨어지는 변화구가 많은 일본 투수들을 상대하기가 어려웠다. 이승엽은 지난해 2군에 내려간 직후 “볼을 몸의 중심까지 끌어들인 다음 타격해야겠다”고 밝힌 후 타격포인트를 몸의 중심쪽으로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일본시리즈에서 이승엽의 타구를 지켜 본 팬들은 실감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바뀐 타격포인트에서도 시원한 홈런 타구가 나오고 있다. 다음은 눈이다. 올 시즌 특히 인터리그에 들어가면서부터 이승엽은 포크볼 같은 떨어지는 볼에 대한 적응력을 보였다. 스스로 9월 23일 시즌 30홈런을 치고 난 직후 “투스트라이크 이후 쉽게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모습이다”라고 밝혔을 정도다. 웬만한 유인구를 가지고는 이승엽을 속이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일본 투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구질을 많이 갖지 못한 한국 투수들과 상대할 때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전수 받은 배영수와의 맞대결이 흥미롭게 기다려지기도 한다. 진화한 이승엽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과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물론 정규시즌이나 일본시리즈에서와 같이 집중력을 갖기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지만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화'한 이승엽 삼성전서 어떤 모습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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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05000014 기자
발행 2005.10.30 08: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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