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의 선수를 넘보지 말라?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폴 디포디스타 LA 다저스 단장이 전격 경질됐다. 그 얼마 전에는 존 하트 텍사스 단장도 잘렸다. 언뜻 연관이 없어보이는 두 단장의 해고엔 한 가지 공통 요인이 자리한다. 메이저리그의 큰 손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에게 '사기'당한게 중대한 문책 사유으로 작용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디포디스타 단장은 지난 겨울 보라스의 선수였던 애드리안 벨트레(시애틀)를 떠나 보냈으나 그 자리를 역시 보라스의 고객인 J.D. 드루로 메우려 했다. 다저스가 여기에 5년간 총액 5500만 달러에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얹어줬다. 여기다 디포디스타는 또 한명의 보라스 산하 선수인 투수 데릭 로와도 4년간 4000만 달러의 장기계약을 했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디포디스타 단장이 잘한 일은 벨트레를 잡지 않은 것 뿐이다.
보라스와 죽이 잘 맞았던 하트 단장 역시 박찬호(샌디에이고) 등에게 과도한 몸값 책정을 한 탓에 텍사스를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톰 힉스 구단주는 시즌 직후 하트를 쫓아내고 28세의 존 다니엘스를 사상 최연소 단장으로 임명했다.
이밖에 지난 겨울 보라스가 선전하고 다녔던 주요 선수들을 살펴보면 카를로스 벨트란(뉴욕 메츠), 매글리오 오도녜스(디트로이트) 그리고 벨트레가 있다. 7년간 1억 1900만 달러에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얻어내 메츠로 옮긴 벨트란은 입단식에서 "뉴 메츠를 건설하겠다"고 호언했으나 돌아온 결과는 '올해 최악의 FA'라는 싸늘한 평가 뿐이다. 또 벨트레는 시애틀에서 1년내내 적응을 못했고, 오도녜스는 부상 탓에 변변히 뛰어 보지도 못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벨트란과 오도녜스를 놓친 휴스턴과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올시즌 월드시리즈까지 올랐다. 따라서 본래 빅리그 구단들이 달갑게 여기지 않은 보라스였으나 올 겨울의 환경은 최악인 셈이다. 보라스가 이 '악조건'을 어떻게 뚫고, 고객들의 몸값을 올려낼 수 있을 지를 지켜보는 것도 스토브리그의 관심사 중 하나일 것이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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