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김경문 감독이 두산과 3년 재계약을 함에 따라 내년 시즌 8개 구단 사령탑이 모두 확정됐다. 최근 2~3년간 프로야구가 50대 중견 감독과 프로야구 선수 출신 40대 신예 사령탑간 대결의 양극화 구도를 보였다면 내년엔 더욱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게 됐다.
우선 김응룡 감독의 일선 은퇴 이후 40~50대로 줄어들었던 감독들의 연령 폭이 다시 넓어지게 됐다. 가장 나이가 많은 강병철 신임 롯데 감독이 1946년생으로 내년 만 60세가 된다. 김인식 한화 감독 역시 호적상은 1947년생이지만 강 감독과 실업 입단 동기로 내년이 환갑이다.
8개 팀 사령탑 중 가장 젊은 선동렬 삼성 감독과 60대로 접어들 두 감독의 나이 차가 16년이다. 40대(김경문 조범현 이순철 선동렬)-50대(김재박 서정환)-60대(김인식 강병철) 등 다양한 세대의 지도자들이 내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고 한바탕 대결을 펼치게 됐다.
더욱 치열해질 동기간 자존심 대결도 내년 시즌 볼거리다. 배문고 에이스였던 김인식 감독과 부산상고 유격수 출신 강병철 감독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1965년 나란히 크라운맥주에 입사, 해병대와 한일은행까지 함께 몸담은 실업 동기다.
두 사람은 지도자로도 김재박 현대 감독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김응룡 감독의 아성에 도전할 '차세대' 주자로 쌍벽을 이뤘다. 1983년 롯데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디딘 강 감독이 1984년과 1992년 각각 롯데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며 먼저 빛났지만 김인식 감독도 1995년과 2001년 두산(전신 OB 포함)을 두 차례 우승시키며 정상급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2002년 SK를 끝으로 현장을 떠났다가 4년만에 복귀하게 된 강병철 감독은 올 시즌 4년 연속 꼴찌에서 탈피, 5위에 오른 롯데를 내년엔 무조건 4강에 진출시켜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떠안았다. 그러려면 나란히 최연장 사령탑이 된 동기 김인식 감독부터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동렬 삼성-이순철 LG 감독의 40대 동기간 대결에 강병철-김인식 감독의 60대 라이벌전까지 내년 시즌엔 동기간 대결 구도가 심화될 전망.
올 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1963년생(실제론 1962년생)으로 8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젊은 선동렬 삼성 감독이 차지했다. 당해 연도 감독들 중 최연소자가 우승을 차지한 건 1984년 강병철 롯데 감독(당시 38살) 이후 21년만에 선 감독이 처음이다.
어느덧 최고령 감독이 된 강병철 감독과 최연소 선동렬 감독은 또 어떤 승부를 펼칠지 자못 기대가 된다. 감독으론 한 번도 한국시리즈 정상을 정복하지 못한 4명(서정환 김경문 조범현 이순철)이 우승 경험이 있는 4인(강병철 김인식 김재박 선동렬)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 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내년 시즌 프로야구는 8개 팀 사령탑의 지략 대결을 지켜보는 재미가 한층 더 쏠쏠해질 것 같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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