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도장을 찍으면 손해(?).
시장이 열렸지만 흥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 프로야구 프리 에이전트(이하 FA) 협상전선이 쉽사리 형성되지 않은 채 '정중동'이다. 원 소속팀과 FA 선수들은 이미 지난 달 28일부터 협상을 가질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단들은 오는 7일까지인 협상 마감시한까지 FA 선수들을 잡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카운터파트인 선수들은 미지근한 반응들이다. 지금까지 프리 에이전트 시장의 추세를 볼 때 원 소속구단과 일찌감치 협상을 끝내고 도장을 찍으면 나중에 계약한 다른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몸값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선수들은 서두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올 FA 선수들은 '내 요구액을 먼저 말하지 않겠다. 타 구단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며 7일 이후 12월 말까지인 타 구단과의 협상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선수들의 이런 태도를 감지한 일부 구단은 '엄포'로 조기협상 타결을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가장 많은 4명의 FA들(박재홍 김민재 위재영 정경배)과 협상 중인 SK는 '4명 모두와 재계약을 한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7일 이후 협상은 없다'며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해지는 내년 1월에는 만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명씩의 굵직한 FA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기아와 현대도 '다 계약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무리한 요구액에는 응할 수 없음을 내비치고 있다. 기아는 이종범 장성호를 잡아야하고 현대는 전준호 송지만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다.
현재 협상 분위기를 감안할 때 올 FA 선수들은 장기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12월내지는 내년 1월까지도 구단들과 밀고당기는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일찌감치 타 구단들이 점찍어놨던 FA 선수들은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 마감시한이 끝나자마자 전격적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몇몇 FA들에 대해서는 '이미 모 구단이 눈독을 들이며 공을 기울였다'는 소문이 파다하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 FA 선수들은 지난해 현대에서 협상 마감시한이 끝나자마자 삼성과 접촉에 들어가 2번째 만남에서 '대박 계약'을 체결한 심정수와 박진만의 전례를 재연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잠잠한 FA 시장이 언제쯤 불붙을지 주목된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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