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은 에이전트가 하고 난 훈련에만 몰두한다'.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한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6)이 올해도 극비리에 귀국, 현재 국내서 개인훈련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 있는 김병현의 한 측근은 2일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병현이가 한국에 이미 들어가 있다. 아마 어디선가 혼자 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현이 올해도 아무도 모르게 입국, 코리안 빅리거들 중에서 가장 빨리 한국땅을 밟은 것이다. 김병현은 미국에서는 에이전트가 원 소속구단인 콜로라도 로키스와 재계약 협상에 한창이지만 자신은 귀국해서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현은 시즌 막판 콜로라도와의 재계약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남게 되면 남는 거고 떠나게 되면 떠나는 것"이라며 계약 협상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김병현은 매년 시즌 종료 후 귀국할 때면 '007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조용히 들어왔다. 가급적이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출국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김병현은 기자들 특히 사진기자들과 숨바꼭질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병현은 '사진기피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특별히 그런 것은 없다. 하지만 조용히 그냥 지내고 싶을 뿐이다. 별로 할 말도 없다"며 매번 '극비 입국'을 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김병현은 프리에이전트를 선언할 경우 몸값에 대해서도 "150만 달러도 과분하죠"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 '자존심이 상하는 수준'에서는 사인을 할 수 없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래도 지난 6년간 빅리그에서 남들 못지 않은 성적을 낸 선수에 걸맞는 대우를 받고 싶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에이전트가 한창 협상 중인 시점에 당사자인 김병현은 이를 뒤로 한 채 일찌감치 한국에 돌아와서 훈련하고 있는 것은 지독한 '연습벌레'인 김병현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투구를 펼친다는 각오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부상에 따른 후유증으로 부진했던 김병현은 올해 시즌 개막직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된 후 시즌 중반부터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에서 호투하며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등 빅리그 A 급 선발투수로서 부족함이 없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병현은 그 정도에서 성이 차지 않았다. 김병현은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며 잃어버렸던 전성기의 구위를 완전하게 되살리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