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굴 내줄까".
부산 대구 진주 남해 등지에서 펼쳐지고 있는 각 팀 마무리 훈련 캠프의 최고 화제는 단연 FA(프리에이전트)다. 최대어로 꼽히는 장성호를 비롯 FA 선수들의 향방과 구단의 움직임에 대해 코칭스태프나 구단 프런트들이나 틈날 때마다 삼삼오오 모여 담화를 나누고 있다.
기아-LG의 연습경기가 벌어진 지난 1일 진주 연암공대 운동장. 기아의 한 코치가 물었다. "근데 삼성은 도대체 누굴 내줄까요?". FA 보상선수 얘기다. 타 팀의 FA를 영입하는 구단은 그 대가로 원 소속구단이 원할 경우 보상금과 함께 선수 한 명을 내줘야 한다. FA를 영입한 팀이 지정한 보호선수 18명에 들지 않은 누구라도 지명해 데려갈 수 있다.
장성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이 지난해 박진만 심정수에 이어 올 겨울에도 또다시 타 팀 FA를 영입한다면 과연 18명의 보호선수를 어떻게 짤지 자못 궁금한 대목이다. 연이은 FA 영입으로 초호화 군단의 위용을 갖춘 삼성의 베스트 멤버는 당연히 지난달 한국시리즈 엔트리 25명이다. 그 중 하리칼라와 바르가스 두 용병을 제외한 23명 중 18명을 보호선수로 추려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23명 중 FA를 선언한 양준혁 김대익은 보호선수에 넣지 않아도 '보호'를 받기 때문에 실제 대상은 21명이다. 그래도 여전히 쉽지 않다. 야수 13명 중 심정수 박진만 김한수 김종훈 박종호 등 5명이나 삼성이 거액을 들여 계약한 FA 출신들이다. 배영수 오승환 권오준 임동규 안지만 등 투수 9명 중엔 그야말로 버릴 선수가 없다.
기아 코칭스태프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김재걸이나 임창용 정도 아니겠냐"는 것이다. 팔꿈치 부상 때문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탈락한 임창용은 몰라도 김재걸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준 MVP'다. 장성호를 삼성에 뺏길 가능성이 있는 기아의 희망사항일지 몰라도 실제로 김재걸이 보호선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년 시즌 이후는 상황이 심각해질 것 같다. 삼성이 올 겨울 최소한 한 명의 타 팀 FA를 영입하고 이병규 김동주 등 대어급 FA들이 쏟아질 내년 시즌에도 다시 FA '쇼핑'에 나선다면 그 때는 정말 보상선수로 누구를 내줘야할지 심각한 딜레머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6년 새 FA 12명을 영입(삼성과 재계약한 6명 포함)하는 데 무려 247억 원(보상금 제외)을 쏟아부은 삼성이 만들어낸 신풍속도다.
진주=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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