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9)의 이적 조건은 최소 2년간 8억 엔(약 72억 원). 롯데 마린스 이승엽에 대한 최근 일본 언론의 보도를 보면 ‘롯데 잔류와 일본 내 이적’으로 양분해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이나 한국으로 복귀는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승엽은 이와 관련 일본 언론에 대해 “비슷한 조건이면 굳이 일본 내 다른 구단으로 갈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비슷하지 않은 조건이 될까. 일본 언론이 전하는 올해까지 2년간 이승엽의 계약조건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보통은 계약금 1억 엔, 연봉 2년간 4억 엔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보다 많다. 바로 세금 때문이다. 일본에서 프로야구 선수의 계약금과 연봉에 적용되는 세율은 20%다. 이승엽이 2년간 5억 엔을 받았다면 이 중 1억 엔을 세금으로 납부하고 4억 엔을 번 셈이 된다. 하지만 사실관계는 이와 다르다. 롯데가 이승엽에게 2년간 지급한 금액은 6억 엔이다. 세금 부분을 구단에서 보전해 준다는 의미로 1억 엔을 더 지급했다. 물론 이승엽이 정확하게 실수령액 5억 엔을 가져가려면 6억 2500만 엔을 받아야 했지만 롯데는 단순 계산으로 5억 엔의 20%에 해당하는 1억 엔을 더 지급했다. 이승엽으로서는 총수입 6억 엔에 대한 20% 세금을 내야 했으므로 2000만 엔을 자기가 부담한 셈이다. 실제로 가져간 돈이 2년간 4억 8000만 엔이 됐다. 당시 롯데는 ‘일본에서 세금까지 구단이 부담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다고 연봉액수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을 썼다가는 즉시 사법처리를 받게 된다. 구단이 비자금을 마련해 뒀다가 세금 등의 용도로 쓰는 것도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세금 대납에 난색을 표했지만 결국은 5억 엔의 20%를 더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과정이야 어떻든 구단으로서는 총액 6억 엔을 이승엽에게 지급하게 된 결과다. 이적금액의 기준은 또 있다. 롯데가 이미 이승엽에게 같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이미 지난 7월 중순 당시 미야타 편성부장이 이승엽과 면담, 이 같은 재계약 조건을 직접 전했다. 당시 이승엽은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 시즌 중이므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롯데는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했고 이승엽은 일본시리즈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우승에 큰 힘이 됐다. 이승엽이 롯데에 잔류할 경우 상당한 인상요인이 더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승엽을 데려가고 싶은 구단은 2년간 7억 엔을 제시하더라도 쉽게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승엽이 실수령액에서 지난 2년보다 1억 엔 정도 더 받게 하려면 8억 엔 가까운 돈을 지급해야 조건이 맞는 셈이다. 물론 이승엽이 롯데에서 가장 아쉬워하고 있는 부분인 주전 1루수 보장 등 부대조건이 붙는다면 액수는 달라질 수 있다. 거기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7억 엔 정도로는 이승엽이 유니폼을 바꿔 입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