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FA 전준호가 타팀에 가면 '횡재'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1.06 12: 20

의외로 느긋하다. 아쉬울 것이 없다는 태도다. 지난해에 최소한 한 명은 붙잡겠다고 최선을 다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FA(프리에이전트)를 선언한 전준호(36) 송지만(32)과 협상 중인 원 소속구단 현대 유니콘스가 '손해볼 것 없다'는 태도로 협상 테이블에 임하고 있다. 현대는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 마감시한인 7일 자정까지 협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선수들의 요구를 선뜻 받아들일 태세가 아니다. 현대는 지금까지 전준호 송지만과 2차례 협상을 가졌다. 협상에서 전준호는 2년 계약에 계약금 3억 원, 연봉 4억 원씩 총 11억 원을 요구했고 현대 구단은 '계약기간 1년'만을 제시했을 뿐이다. 연봉과 계약금에 대해선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송지만과는 팽팽한 평행선을 긋고 있다. 송지만은 1차 협상에서는 몸값에 대해선 말하지 않은 채 '계약기간 4년'을 요구했으나 2차 협상에서도 요구액에 대해선 구단이 먼저 제시할 것을 주문하며 카드를 내지 않았다. 현대 구단은 이미 둘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끝낸 상태다. 현대는 둘이 잔류하면 전력 손실이 없어 좋지만 떠난다 해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둘을 대체할 만한 후보감이 있다는 태도다. 여기에 둘이 타구단과 계약하게 되면 반대급부로 받게될 보상금과 보상선수가 짭짤하다는 것도 현대를 느긋하게 만들고 있는 한 요인이다. 현대는 이미 지난해 연봉협상 과정에서 둘이 팀을 떠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올 연봉을 두둑히 안겨주며 '안전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연봉인상 요인이 크지 않았던 송지만에게 1억 8000만 원에서 1억 원을 올린 2억 8000만 원을 안겨주었다. 작년 성적은 2할6푼5리의 타율에 22홈런 74타점으로 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올해 FA 시장을 대비해 대폭 인상해준 것이다. 송지만은 올 시즌 2할7푼1리의 타율에 24홈런 47타점으로 중심타자 노릇을 해내며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를 과시했다. 타구단으로 가게 되면 최소 20억 원 이상의 대우를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이에도 올 시즌 사상 첫 통산 500도루를 달성(사진)하는 등 빠른 발과 빠른 스윙을 자랑하고 있는 전준호에게도 연봉을 대폭 올려주며 '미끼'를 안겼다. 전준호는 4년 전 첫 번째 FA 때는 현대와 3년간 10억 원에 계약했고 올해는 1년간 4억 원에 재계약했다. 현대는 전준호의 연봉도 작년 2억 원에서 올해 4억 원으로 2배 올려주며 FA에 대한 사전포석을 했다. 이처럼 현대는 FA 시장을 대비해 1년 전부터 FA 후보선수들의 몸값을 부쩍 올려놓은 채 올해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관망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에 남고 싶어하는 선수가 제시한 액수에 사인을 하면 다행이고 시장에 나가 타팀으로 간다면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챙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다. 현대는 이미 FA 선수들을 타구단 특히 삼성에 넘겨주면서 구단 살림에 보탬이 될 정도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현대는 지난해 심정수와 박진만이 삼성과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만만치 않은 보상금을 받았다. 심정수 보상금으로 현금 27억 원, 박진만은 현금 8억 4000만 원에 투수 이정호를 보상 선수로 받은 것이다. FA 보상규정에 따르면 FA 선수를 획득한 구단은 계약 승인 후 7일 이내에 보호선수 18명(군보류선수, 당해연도 FA 신청 선수, 외국인선수 제외)을 선정한 뒤 원래 소속구단에 보상 선수 명단을 제시해야 한다. 전 소속구단은 보상으로 금전 또는 금전과 선수를 혼합한 형태를 요구할 수 있다. 선수와 금전을 함께 받을 경우 FA 획득 구단은 전 소속구단에 전년도 연봉에서 50%를 인상한 금액의 200%와 선수 한 명을 주면 된다. 금전만 요구할 경우 전년도 연봉의 50% 인상 금액에 300%를 줘야 한다. 현대는 올해도 FA 보상규정에 따라 송지만이나 전준호를 데려가는 구단으로부터 현금과 선수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송지만 보다는 전준호가 '횡재'를 할 수 있는 대박으로 여겨지고 있다. 송지만은 연봉이 2억 6000만 원으로 현금으로만 보상받을 경우 12억 60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데 비해 전준호는 18억 원이라는 거액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준호를 데려가는 구단은 전준호에게 10억 원 정도의 몸값을 지불하는 한편 현대에게 18억 원을 줘야 하므로 총 30억 원 가까운 특급 FA 정도의 대가를 치러야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는 전준호가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어도 타구단이 쉽사리 계약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는 송지만이 타구단으로 가면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받고 전준호의 경우는 현금으로만 보상을 받을 것이 유력시 된다. 현대와 전준호, 송지만의 협상이 과연 어떤 결말을 낼지 주목된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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