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배영수, 나부터 꺾어라"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1.08 16: 45

"(저를) 이기라 그러세요". 오는 10일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에서 친정팀 삼성과 일전을 펼치게 된 지바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삼성 선수들, 특히 후배 배영수(24)에게 따끔한 충고를 던졌다. 8일 오후 대회 장소인 도쿄돔에서 2시간여에 걸쳐 프리배팅 등 팀 훈련을 한 이승엽은 훈련이 끝난 뒤 한일 양국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 말미 지나가듯 "(배)영수보고 저를 이기라고 그러세요"라는 말을 던졌다. '나를 꺾으라'는 말의 의미는 간단 명료했다. "영수가 나를 신경 쓰다가 다른 타자들에게 맞을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이승엽은 "나는 이 팀의 7번 타자다. 나보다 잘 치는 타자가 6명이나 되는데 나한테 신경쓰다가 힘이 빠지고 긴장이 풀려서 다른 타자들에게 맞을 수도 있다"고 친절하게 덧붙였다. 절친한 후배 배영수에게 보내는 현실적이면서도 냉엄한 충고다. 배영수는 코나미컵을 앞두고 여러 차례 "승엽이형과 직구로 정면 승부하겠다. 일본까지 가서 피할게 있냐"고 밝힌 바 있다. 이승엽의 충고는 이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의욕이 앞서서 경기를 그르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승엽은 "너무 잘 하려고 힘이 들어가면 좋은 타구가 안 나온다. (홈구장) 마린스타디움보다 펜스 거리가 훨씬 짧아 힘 안 들이고 가볍게 치면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라며 친정팀과 일전을 앞두고 스스로도 '과욕'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엽은 "삼성 선수들이 '자신있다'고 말하는 걸 인터넷으로 봐서 알고 있다. 실력을 겸비하고 있으니까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되물으면서 "(제가) 많이 어려울 것 같다"고 친정 팀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삼성이라는 팀을 소개해달라'는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이승엽은 "삼성은 투수와 수비가 좋은 팀이다. 일본 팬들이 투수와 수비쪽을 눈여겨 보면 재미있는 야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롯데도 굉장히 끈끈한 팀이다. 1번부터 9번까지 만만한 타자가 한 명도 없다. 어이없이 당하는 경우도 없다"며 친정팀 삼성과 현 소속팀 롯데를 함께 챙기는 걸 잊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 우승팀인 삼성과 지바 롯데는 오는 10일 오후 6시 예선 첫 경기에서 대결한 뒤 1,2위로 결승에 오를 경우 13일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격돌하게 된다. 배영수는 결승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인터뷰에 임하는 이승엽의 표정은 웃음기 없이 진지했다. 삼성 대 이승엽, 이승엽 대 배영수의 '선의의 대결'은 벌써 시작된 듯한 느낌이다. 도쿄=글,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사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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