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이 좁았다.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대회에 대비한 첫 도쿄돔 훈련에서 쾌조의 감각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를 자신이‘아시아의 대포’임을 증명하는 마당으로 삼겠다는 기세가 넘쳤다. 이승엽은 8일 오후 1시부터 도쿄돔에서 시작된 팀 훈련에 참가했다. 김성근 코디네이터가 올려주는 볼로 티 배팅을 마친 이승엽은 사토자키와 짝을 이뤄 왼쪽 배팅 케이지에 들어섰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초기 자신의 전담 배팅볼 투수 노릇을 해 준 우완 에노키의 볼을 치기 시작했다. 초구 번트에 이어 2구째 바깥쪽으로 들어 오는 볼을 툭 밀어 쳤다는 느낌이 든 찰나, 직선으로 뻗은 타구는 그대로 도쿄돔 왼쪽 외야 스탠드 하단에 꽂혔다. 두 번째 순서가 돌아왔을 때는 첫 스윙을 마친 다음 시차를 두고 ‘탕’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도쿄돔 외야 상단에 서 있는 철제 광고판에 맞는 소리였다. 두 번째 배팅순서에서는 5개의 타구를 모두 홈런으로 만들었다. 쭉쭉 뻗는 타구에 신이 났는지 이승엽은 이후에도 간간이 “얍”하는 기합소리까지 섞어가면서 프리배팅을 계속했다. 이날 50개의 스윙 중 외야펜스를 넘어간 것이 무려 21개. 그 중 3개는 외야의 광고판을 맞혔고 하나는 전광판 바로 아래로 떨어졌다. 우측 폴 옆으로 날아간 타구는 광고판이 있었더라면 상단을 때렸을 만큼 컸다. 올 시즌 이승엽은 도쿄돔에서 초대형 홈런을 날렸다. 7월 4일 니혼햄의 다르빗슈로부터 150m짜리 우중월 홈런을 빼앗았다. 당시 타구는 도쿄돔 외야 상단에 있는 나가시마 요미우리 종신명예 감독의 사진이 있는 광고판 중간을 맞혔고 이승엽은 상금 100만 엔을 받기도 했다. 이날 연습 때 날린 타구라면 이번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도 또 한 번 대형 홈런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승엽도 훈련을 마친 다음 “대회 공인구로 연습했는데 반발력이 아주 좋았다”고 말해 장타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이승엽의 훈련 모습을 지켜 본 김성근 코디네이터는 “요즘 컨디션이 좋다. 삼성전에서 부담만 갖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도쿄=글,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