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보다는 승리가 우선"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1.08 17: 24

"제가 홈런치고 팀이 지면 무슨 소용입니까". 지바 롯데 마린스 이승엽(29)이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와 생애 첫 대결을 앞두고 홈런보다는 승리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오는 10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지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05에서 삼성과 10일 예선과 13일 결승에서 두차례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이승엽은 8일 한일 양국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친정팀과 대결에서 홈런 욕심이 나지 않는가'는 질문을 받고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홈런을 치고 팀이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되물은 이승엽은 "한국 팬들에게도 중요한 경기이지만 우리 (롯데 마린스) 선수들이 나를 위해 여기(도쿄돔) 온 게 아니다. 팀 승리를 위한 위한 타격을 하겠다"고 잘라말했다. 이승엽은 삼성 선수단이 도쿄로 날아온 이날 대회 장소인 도쿄돔에서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팀 동료들과 함께 2시간에 걸쳐 타격과 체력훈련을 했다. 이승엽은 배팅볼 투수 에노키가 던져준 공 50개 중 무려 21개를 도쿄돔 외야 스탠드에 꽂을 만큼 최고의 타격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일본시리즈 끝나고 4일을 쉬었지만 1년 내내 경기와 연습을 해와 별 문제가 없다. 라이브 배팅을 통해서 경기 감각도 익혔다"며 "(코나미컵) 대회를 하는데 절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승엽 등 롯데 타자들의 훈련을 돕고 있는 김성근 코디네이터도 "이승엽이 현재 폼이 좋다. 멀리도 치고 안정감도 생겼다"고 칭찬했다. 김성근 코디네이터는 그러나 "이승엽이 해야겠다는 의식만 너무 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워낙 그런 생각이 강한 선수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레 걱정을 드러냈다. 김 코디네이터로부터 이미 충고를 받은 듯 이승엽도 '마음을 비우고 삼성전에 임하겠다'는 다짐을 주문처럼 되뇌었다. 이승엽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 처럼 열심히 할 것이다. 너무 잘 하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고 힘이 들어가면 좋은 타구가 안 나온다"며 "도쿄돔이 (지바 롯데 홈구장) 마린 스타디움보다 훨씬 거리가 짧아 힘을 안 들여도 타이밍만 좋으면 얼마든지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다. 힘 안 들이고 가볍게 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친정팀 삼성과 롯데를 비교해 평가해달라는 한국과 일본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이승엽은 양쪽의 손을 모두 들어줬다. 삼성에 대해선 "2년전 내가 뛸 때는 타격의 팀이었는데 지금은 투수와 수비의 팀으로 바뀌었다. 일본 팬들이 삼성의 투수와 수비를 주의깊게 지켜보면 재미있는 야구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동료 타자들에게도 "'한 수 아래로 보다간 단기전에서 큰 코 다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삼성 선수들이 자신있다고 말한 걸 인터넷으로 봐서 잘 알고 있다. 실력을 겸비했으니까 그런 소리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내가 많이 어려울 것 같다"고도 했다.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현 소속팀 지바 롯데에 대해서 이승엽은 "굉장히 끈끈한 팀이다. 1번부터 9번까지 만만한 타자가 한 명도 없다. (투수에게) 어이없이 당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정의내렸다. 이승엽은 자신이 뛰었던 2년 전 삼성과 롯데를 비교한다면 "롯데가 전력이 앞서는 게 사실이지만 지금 삼성의 전력을 몰라 뭐라 말할 수 없다"며 "해봐야 알 것 같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배영수 오승환 등 한국시리즈를 우승으로 이끈 투수들과 상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배영수는 내가 있을 때보다 훨씬 성장한 것 같다. 오승환은 비디오로만 봐서 잘은 모르겠다"며 "처음 상대하는 투수라 아무래도 타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한 게임에 3,4번 정도 밖에 못 나가니까 집중력을 살려서 타석에 임하겠다. 크게크게 치기 보다는 욕심 버리고 짧게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8년이나 몸담았던 삼성 선수들과 격돌을 앞두고 우정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승엽은 "대회 공인구가 타구가 굉장히 잘 나간다. 도쿄돔 흰색 천장은 수비하는 데 전혀 관계가 없겠지만 돔이다 보니 시각적인 면에서 틀릴 것"이라며 "타구가 멀리 나가기도 하지만 빠르게 보인다. 또 백스크린이 한국은 검정색인데 보다시피 여기는 녹색이다. 나도 처음 할 때 애를 먹었는데 처음 할 때는 (타자들이) 공이 잘 안보일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승엽은 "일본에 가면 승엽이형과 정면 승부하겠다"고 별려온 후배 배영수에게 "나를 의식하다 다른 타자들에게 맞지 말고 나를 잡으라"고 조언하는 것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도쿄=글,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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