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더욱 분명해졌다. 삼성이 아시아 정상에 서기 위해 넘어야할 가장 큰 산은 물론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이끄는 일본 프로야구 우승팀 지바 롯데 마린스다. 높은 마운드와 탄탄한 수비력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삼성이지만 옛 동료 이승엽이 "1번부터 9번까지 만만한 타자가 한 명도 없다"고 표현한 롯데 타선을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10일 개막되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를 위해 지난 8일 대회 장소인 일본 도쿄에 입성한 삼성에게 롯데말고도 경계해야 할 상대가 둘이나 더 있어 보였다. 대회 공인구와 도쿄돔이다. 이번 대회 공인구로 사용되는 공은 '미즈노 150'이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도 사용된 국제대회 단골 공인구로 국내 리그에서 사용되는 공인구들보다 실밥의 도드라짐이 적고 반발력이 좋아 투수들에게 불리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8일 도쿄돔에서 첫 팀 훈련을 한 지바 롯데 마린스 이승엽은 미즈노 150으로 실시한 프리배팅에서 50개 중 절반 가까운 21개를 담장 너머로 날려 눈길을 끌었다. 롯데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돕고 있는 김성근 코디네이터는 "선수들이 '공이 확실히 멀리 나간다'고 말한다. 내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반발력 큰 공인구는 대회에 참가하는 4개 팀에게 동일한 조건이지만 타격보다는 투수력으로 지키는 야구를 하는 삼성에 분명 악재다. 등 일본 신문들도 '지바 롯데를 포함 일본 프로야구 8개 팀이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이번 대회 공인구보다 반발력이 적은 '미즈노 556'을 사용해왔다'며 공인구 변수를 주목하고 있다. 미즈노 150은 실밥이 덜 튀어나와 대부분 포크볼을 주무기로 구사하는 일본 투수들보다 배영수 오승환 권오준 등 실밥을 채서 던지는 슬라이더를 많이 구사하는 삼성 투수들이 특히 애를 먹을 가능성이 있다. 선동렬 감독은 도쿄 현지에 도착한 뒤 "단기전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적응력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공인구에 대한 적응이다. 대회 장소인 도쿄돔도 삼성이 넘어야 할 산이다. 공기를 불어넣어 천장을 떠받치는 '에어 돔'인 도쿄돔은 돔구장 특유의 생경한 분위기가 처음 뛰는 선수들에게 낯설음 그 자체다. 8일 한국 기자들과 만난 이승엽은 "나도 도쿄돔에서 올해 5경기밖에 안 했다. 천장이 흰색이지만 타구를 찾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며 "하지만 청각과 시각이 모두 조금 다르다. 공이 멀리 나가기도 하지만 빠르게 보인다"며 야수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김성근 코디네이터는 "밤 경기보다는 낮 경기가 조금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예선 세 경기중 11일 중국전이 오전 11시 시작되는 낮 경기다. 승부를 가르는 건 물론 실력이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의 말처럼 단기전에선 실력만큼이나 적응이 중요하다. 공인구와 도쿄돔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초대 '아시아 챔프'의 향방을 가를 것 같다. 도쿄=글,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