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이요? 제가 4타수 3안타 아닙니까". 과거 경험을 묻자 돌아온 양준혁(36)의 대답엔 약간의 오류가 있었다. 6년 전인 1999년 11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 프로야구 슈퍼게임 최종 4차전에서 양준혁은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양준혁이 '4타수 3안타'로 착각할 만도 했다. 나고야돔과 나가라가와구장, 후쿠오카돔에서 펼쳐진 앞선 1~3차전에서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던 양준혁은 도쿄돔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화끈하게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양준혁은 0-1로 뒤지던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이부 투수 니시구치 후미야를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니시구치(33)는 올 시즌에도 17승으로 퍼시픽리그 다승 2위에 오르는 등 통산 133승을 기록 중인 정상급 우완 투수다. 양준혁이 포문을 열자 한 타자 건너 김동주가 역전 투런 아치를 그리는 등 한국은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양준혁은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고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 다섯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하는 등 5타석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일본도 마쓰이 히데키(당시 요미우리)가 홈런 1개와 2루타 2개, 안타 1개 등 4안타를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어 한국과 8-8 무승부를 이뤘다. 게임이 끝난 뒤 양준혁은 마쓰이와 함께 나란히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당시 양준혁이 터뜨린 홈런은 1991년 1회 한일 슈퍼게임 1차전에서 김성한이 이라부(당시 롯데 오리온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도쿄돔에서 한국인 타자가 기록한 2호 홈런이었다. 아시아 프로야구 정상을 가리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8일 도쿄로 온 양준혁은 6년 전 도쿄돔의 짜릿했던 추억을 더듬고 있다. 양준혁은 출국 전날인 지난 7일 삼성과 2년간 최대 15억 원에 개인 두 번째 FA 계약을 한 뒤 누구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터다. 지난달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씻는 쐐기 3점포를 터뜨렸던 양준혁이 코나미컵에서도 한 방을 터뜨려 도쿄돔에 얽힌 기분 좋은 추억을 또 하나 만들 수 있을까. 삼성은 10일 오후 6시부터 일본 대표 지바 롯데 마린스와 예선 첫 경기를 펼친다. 도쿄=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