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3승 대 74승. 일본과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 차이 만큼이나 두 사령탑의 지도자 경력 차이도 엄연한 현실이다. 바비 밸런타인(55) 지바 롯데 마린스 감독은 텍사스와 뉴욕 메츠 두 팀 지휘봉을 잡고 메이저리그에서 1115승을 거두는 등 미일 양국에서 통산 1300승을 넘게 따낸 백전노장이다. 반면 선동렬(42) 삼성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대표 스타 출신이지만 올해 감독으로 데뷔한 초보 사령탑이다. 지도자 경력만 보면 하늘과 땅 차이인 두 사람이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에서 맞붙게 된 건 각각 일본시리즈와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라는 공통 분모 때문이다. 두 감독의 올 시즌엔 닮은 점도 있다. 밸런타인 감독은 132경기에서 120개의 다른 라인업을 짤 만큼 변화무쌍한 용병술로 '바비 매직'이라는 칭호를 얻었고 선동렬 감독은 한 박자 빠른 과감한 투수교체와 탄탄한 수비로 '지키는 야구'를 설파했다. 아시아 프로야구 초대 챔프를 놓고 맞붙은 두 사령탑에겐 핸디캡도 있다. 지바 롯데는 1루수 후쿠우라와 2루수 호리, 유격수 고사카 등 내야수 3명이 부상으로 이번 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지난 8일 발표된 퍼시픽리그 골든글러브에서 내야 전 포지션을 석권한 롯데지만 삼성과 대결에선 틈이 생겼다. 발 빠르고 번트에 능한 고사카의 결장으로 작전 구사와 대주자 기용 폭도 줄었다. 밸런타인 감독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시즌 중에도 여러 선수를 골고루 뛰게 했다. 셋 다 좋은 선수들이고 이번 시리즈에 뛸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들이 없더라도 우리 팀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동렬 감독도 같은 얘기를 했다. 주포 심정수와 2루수 박종호가 부상으로 빠진 데 대해 선 감독은 "올 시즌 삼성은 전원이 야구를 하는 팀으로 변화했다"며 "손실은 있겠지만 모두 힘을 합치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상황이 되면 8회부터라도 오승환을 투입하겠다"며 한국시리즈에서처럼 빠른 투수 교체를 감행할 뜻을 내비쳤다. 일부 주전 선수가 빠졌지만 팀 내 최다 홈런-타점의 이승엽이 건재한 롯데는 센트럴-퍼시픽 양 리그 12개 팀을 통틀어 팀 득점-타율 1위를 기록한 공격력의 팀이다. '지키는 야구'의 핵심인 배영수-권오준-오승환 선발-중간-마무리 트리오는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에서 초보 사령탑 같지 않은 현란한 작전 구사 능력을 선보였던 선동렬 감독은 노련한 밸런타인의 눈을 어떻게 피해갈까. 삼성과 지바 롯데의 예선 첫 경기는 10일 오후 6시부터 도쿄돔에서 펼쳐진다. 국내엔 KBS 2TV로 생중계된다. 도쿄=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