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미컵보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명 야구월드컵)이 걱정이다. "계산대로 돼 가고 있다"는 선동렬 감독의 말처럼 삼성은 무난하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 결승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력이 기대 이하로 드러난 대만을 12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꺾고 지난 10일 2-6 패배를 안겼던 롯데와 '리턴 매치'를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10일 중국 올스타, 11일 롯데와 경기를 가진 대만 프로야구 우승팀 싱농 불스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짜임새가 없었다. 수비, 특히 일부 내야수들의 움직임은 '중국만도 못하다'는 말이 나올 만큼 엉성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2루수 황충이(38)는 제대로 공을 따라가지 못할 만큼 느려 대만 야구가 세대 교체에 실패했음을 짐작케 했다. 그러나 투수 쪽으로 눈을 돌리면 다르다. 10일 중국전에서 용병 레닌 피코타를 앞세웠던 대만은 11일 롯데전엔 대만 토종 투수인 양젠푸(26)를 선발 등판시켰다. 양젠푸는 5이닝 동안 6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자책점은 2점뿐이었다. 특히 3회와 4회엔 2번 이마에부터 7번 하시모토까지 6명의 롯데 타자 중 5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그 중엔 이승엽도 있었다. 이승엽은 양젠푸와 2회 첫 대결에선 내야안타를 기록했지만 4회와 5회엔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중국인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폭이 넓은 탓이 컸지만 이를 이용한 양젠푸의 제구력이 돋보였다. 지난해 대만시리즈 MVP에 오르기도 했던 양젠푸는 국내에도 낯익은 선수다. 지난 2003년 11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아테네올림픽 예선 한국전에 구원 투수로 등판, 4이닝 1실점 역투로 연장전 역전승을 일궈낸 투수가 바로 양젠푸다. 한국은 연장 10회 조웅천이 끝내기 안타를 맞아 4-5로 역전패했고 결국 3연속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당시 대만의 선발 투수는 올해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왕젠밍, 양젠푸에 이어 등판한 마무리 투수는 장즈자(세이부)다. 한국 대표팀엔 이승엽과 진갑용 등 삼성 선수들이 포함돼 있었다. 국가 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내년 3월 4~7일 이번 시리즈와 같은 장소인 도쿄돔에서 예선 1라운드를 펼친다. 역시 한국 일본 대만 중국 4개국이 풀 리그를 벌여 1,2위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일본이 마쓰이와 이치로, 마쓰자카 등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슈퍼스타들로 그야말로 드림팀을 꾸릴 것으로 보여 사실상 한국-대만전서 2라운드 진출 티켓의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대만은 WBC 한국전에 왕젠밍 장즈자 쉬밍지에 등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투수들을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젠푸-이승엽의 코나미컵 대결을 보고 나니 WBC가 더욱 염려된다. 도쿄=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