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는 3-5 패배. 얼핏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아직은 순도에서 한 수 떨어진다. 찬스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는 응집력 부족이 그것이다.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일본시리즈 우승팀인 롯데 지바 마린스에 제1회 아시아시리즈(코나미컵) 결승전에서 3-5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프로야구 연차가 24년에 불과한 한국이 60년이 된 일본 프로야구를 이기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인 안타수에서는 13-6으로 오히려 한국이 앞서 응집력 부족으로 패인이 분석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보다는 '투수력의 차이'를 첫 번째로 꼽고 있다. 일본 투수들은 볼스피드보다는 다양한 변화구와 낮게 깔려들어오며 홈플레이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칼날 컨트롤이 한국 투수들보다 낫다는 평을 들었다. 비록 안타는 많이 허용했으나 자로 잰듯한 컨트롤을 앞세워 연타를 맞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번 코나미컵에 앞서 지난 10월말 열렸던 한국시리즈 때 야구 관계자들과 우연찮게 함께 자리했던 우용득 전 삼성 및 롯데 감독은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의 차이'에 대해 '투수력의 차이'라고 한마디로 평했다. 현재 언론사 야구 해설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한국야구와 일본야구를 관심있게 지켜본 결과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력과 컨트롤이 한국 투수들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포수 출신으로 현역시절 날카로운 배팅을 보여줬고 지도자로서 타격코치를 역임하기도 했던 우 감독은 투수력 차이 때문에 결국 타자들의 발전도 일본이 앞서간다는 논리를 펼쳤다. 우 감독은 "투수들의 다양한 변화구와 컨트롤에 맞서기 위해 타자들의 대처 능력도 향상되기 마련이다. 그런 이유에서 일본의 특급 타자들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도 곧바로 적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 감독은 국내 프로야구 투수들의 가열찬 노력을 당부했다. 그는 "아직도 우리 투수들은 겨울 비시즌 때 구위 개발을 지시해도 잘 따르지 않는다. 팔꿈치 어깨 등의 부상을 우려하며 신무기 장착을 피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결국 투수들의 발전 속도가 더딘 것이 타자들의 실력 향상에도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감독의 주장에 함께 했던 다른 전문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우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출신의 타자들이 미국 빅리그 무대로 진출해서 쉽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뛸 때부터 일본처럼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수들이 시원찮은 무대에서 타자가 아무리 압도했다 하더라도 한 수 위의 무대로 진출했을 경우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승엽이 국내에서는 펄펄 날며 홈런을 양산했지만 일본 진출 첫 해인 지난 해 생경한 일본 투수들의 구위에 말려 고전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만큼 타자들도 뛰어난 구위를 지닌 투수들과 많이 대결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결국 한국이 일본을 뛰어넘어 빅리그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투수들이 현재보다 더 훌륭한 구위와 구종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 우 감독을 비롯한 국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투수와 타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야구의 톱니바퀴이기 때문에 투수가 발전하면 타자도 덩달아 수준이 올라가는 것이다. 일본야구를 이기는 길은 투수력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것만이 최상이라는 결론이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지난 13일 코나미컵 결승서 한국의 삼성을 꺾고 좋아하는 일본 롯데 선수들.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