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와의 관계를 복원하든지, 아니면 다른 직업을 찾아 보던지'.
미국의 스포츠 웹사이트 FOX 스포츠 칼럼니스트 켄 로젠설이 최근 불거진 '이치로 발언'의 '근본 원인은 마이크 하그로브 시애틀 감독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치로는 얼마 전 일본 매스컴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전에 카드 놀이를 하는 팀 동료의 행태를 비판해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치로의 트레이드 설도 나왔었다.
이에 대해 로젠설은 19일자(이하 한국시간) 칼럼을 통해 '이 사건은 이치로와 하그로브 감독의 가치관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치로와 하그로브 감독의 '불화설'은 올시즌 막판부터 흘러나왔다. 그 결정적 발단은 지난 9월 24일 디트로이트전에서의 번트 사건이었다.
이날 양 팀이 1-1로 맞서던 8회초 무사 1루에서 이치로가 타석에 들어서자 하그로브 감독은 번트를 지시했다. 이에 이치로는 거듭 번트를 시도했으나 초구엔 파울이 됐고, 2구째엔 아예 공을 맞추지 못해 볼카운트 2-0까지 몰리게 됐다. 결국 강공으로 돌아온 이치로는 상대 좌투수 빅 대런스보그의 3구째를 받아쳐 우전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안타를 발판으로 무사 1,3루 찬스를 이어간 시애틀은 결승점을 뽑아 2-1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치로는 경기 후 초구부터 번트 지시를 내린 하그로브 감독에 대해 "그 상황에서 번트를 시키다니 감독을 못 믿겠다"면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시애틀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꼴찌가 확실했고, 이치로가 빅리그 사상 첫 데뷔 이래 5년 연속 200안타에 8개를 남겨둔 상황이기에 하그로브의 번트 사인은 미묘한 파장을 몰고 왔다.
그러나 로젠설은 '이 사건보단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이치로와 클럽하우스에서의 도박을 용인하는 자유방임적 하그로브의 가치관의 충돌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해 이치로가 트럼프를 치는 선수들보단 이를 제재하지 않는 감독을 더 못마땅해 한다는 소리다.
하그로브 감독은 FOX와의 인터뷰에서 이치로의 완벽주의를 칭찬하면서 어떠한 비난도 가하지 않았다. 하그로브 감독의 임기는 2007년까지이다. 이치로 역시 시애틀과 4년간 4400만 달러에 연장계약했었는데 2007년이 계약 만료 시즌이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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