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이번 오프시즌 들어 가장 큰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보스턴은 22일(한국시간) 플로리다로부터 2003년 월드시리즈 MVP 조시 베켓과 3루수 마이크 로웰을 받고 유격수 헨리 라미레스와 우완 아니벨 산체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마이너리그 투수 등 유망주 3명을 내주는 트레이드에 잠정 합의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보스턴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붕괴되다시피한 선발 투수진 재건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테오 엡스타인 단장의 사임 이후 졸지에 프런트가 뿌리내리기 힘든 '불모지'로 취급 받아온 그간의 오해 아닌 오해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스턴을 86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단장이 된 엡스타인은 이달초 3년간 450만 달러의 거액 재계약 제의를 뿌리치고 전격 사임했다. 이후 보스턴은 후임 단장 선임을 위해 수많은 후보들을 물색했지만 일부 후보들은 면접조차 거부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단장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주무르고 싶어해 엡스타인 단장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래리 루치노 보스턴 사장은 졸지에 '악의 제왕'이라는 오명을 써야했다. 루치노 사장이 지난 2002년 양키스가 호세 콘트레라스를 영입하자 "양키스는 악의 제국"이라고 비난한 것을 비꼰 것이다.
그러나 루치노 사장이 알려진 것처럼 악의 화신은 아니라는 게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루치노 밑에서 8년이나 일을 한 케빈 타워스 샌디에이고 단장은 와 인터뷰에서 "루치노는 지칠 줄 모르는 일꾼으로 승리에 대한 욕구가 대단하지만 단장의 고유 업무에 한 번도 간섭한 적이 없다"고 그를 옹호했다.
엡스타인이 떠나고 앞서 그를 보좌했던 조시 번스 부단장마저 애리조나 단장으로 자리를 옮겨 보스턴 프런트의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엡스타인을 키워낸 루치노가 버티고 있는 보스턴 프런트는 여전히 건재함을 이번 베켓 트레이드를 통해 입증해 보였다. 특히 만 28세로 메이저리그 사상 최연소 기록을 세운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은 주축 선수인 행크 블레일락까지 내놓고 베켓을 얻으려다 '루치노 사단'의 저력에 보기 좋게 한 방을 먹었다.
누가 됐든 보스턴 차기 단장의 올 겨울 최대 과제는 매니 라미레스의 트레이드다. 워낙 힘겨운 사안이라 단장 없이 힘들어보이긴 하지만 단장 공석 중임에도 텍사스를 보기 좋게 따돌리고 베켓을 얻어내는 걸 보면 못할 것도 없어보인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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