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토리 감독의 입단 권유 전화 한 통이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곤 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에서 뛴다는 자부심에,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에 수많은 스타들이 양키스로 양키스로 밀려들었다.
1년 전만 해도 그랬다.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칼 파바노와 재럿 라이트, 랜디 존슨 등이 자발적으로 줄무니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막을 연 올 겨울 FA 시장에서 뉴욕 양키스는 더이상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선호 구단 1순위가 아닌 듯하다. 그 반대로 선수들이 양키스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양키스는 마쓰이 재계약과 함께 마리아노 리베라의 대를 이을 마무리급 셋업맨 등 불펜 보강과 중견수 영입을 이번 오프시즌 과제로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그 구체적인 대상으로 지목한 선수가 B.J. 라이언과 스캇 에어, 브라이언 자일스 등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한결같이 양키스를 외면하고 있다. 에어는 양키스 대신 얼마 전 3년 1100만 달러를 제시한 시카고 컵스를 택했다. 자일스는 양키스가 3년간 3000만 달러를 내밀고 토리 감독이 직접 전화까지 했는데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쯤 되자 자일스의 원 소속팀 샌디에이고의 케빈 타워스 단장은 "자일스가 홈 팀 디스카운트를 조금은 해줄 것 같다"며 그의 잔류를 낙관하기에 이르렀다. 샌디에이고는 자일스에 3년 2550만 달러를 제시한 상태다. 샌디에이고가 자일스를 잡으려면 그보다는 액수를 더 올려야겠지만 천하의 양키스가 더 많은 돈을 제시하고도 샌디에이고에 판정패하게 생겼다.
볼티모어에서 주전 마무리로 뛴 B.J. 라이언 역시 리베라 밑에서 1,2년 정도 셋업맨을 맡다가 소방수 임무를 물려받으라는 양키스의 달콤한 제안에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점찍었던 선수들로부터 모두 외면받을 위기에 처한 양키스는 조만간 차선책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할 기로에 서게 됐다. 는 22일(한국시간) 양키스가 라이언 대신 카일 판스워스, 자일스 대신 밀튼 브래들리(LA 다저스), 애런 로원드(시카고 화이트삭스) 영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의 살벌함과 엄청난 스포트라이트의 부담 때문에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모두가 선망하면서도 동시에 꺼리기도 해온 팀이었다. 지난 2000년 이후 5년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하면서 '양키스행=우승 반지'라는 마법마저 사라져가 선망보다는 두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년 시즌 양키스가 어떤 성적을 낼지에 앞서 이번 오프시즌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부터가 흥미로운 관심사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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